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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인류 최후의 스포츠, 2004 제주 철인경기를 마치고(하)/강병철


도대체 이 운동을 왜 하는지
운동을 하면서 무얼 얻는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제1300호에 이어 계속>
올해 제4회 제주 국제아이언맨대회(참가비 30만원, 외국인 $300)에서는 태풍 차바로 인한 심한 파도로 수영이 취소됐으나, 심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느라, 수영을 하고 나서 자전거를 탄 것보다 더 힘들었다. 바람이 불면 시속 15km도 낼 수가 없고, 옆바람에 균형 잡기기 매우 어려웠다. 처음에 굳은 마음으로 오늘의 철인 코스를 내 최고의 능력으로 완주하려던 결심은 세 시간을 가지 못했다. 돈네코 언덕에서는 시속 7km로도 올라갈 수가 없었다.

 

해발 200m를 오르고 나서 다시 해안선을 따라서 달리다가 다시 해발 500m 지점까지 올라갔다. 계속되는 낙타 등과 같은 코스에서 좌절감도 맛보았지만, 때로는 내리막에서 최고 시속 63km를 기록하며 아차하면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스릴도 맛보았다. 프로 선수들은 같은 구간에서 80km 이상으로 달렸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 쉬할 때는 자전거에서 내려 점잖게 일을 보았다. 도중에 옆바람에 넘어져서 팔다리가 심하게 까져서, 경기를 포기한 철인도 보았다. 올림픽 경기장 바꿈터에 자전거를 놓고, 운동화를 갈아 신을 때는 가족과 클럽 가족의 따뜻한 격려를 받았으나, 격려를 받아도 도무지 힘이 나지는 않았다. 달리기 후반에는 입이 깔깔하여 물도 먹기가 싫었고, 급수대에서 물을 받아 머리부터 몸 전체에 물을 붓고, 한발 한발의 고통을 참으며 달렸다. 외국인과 내국인 두 명이 고통스럽게 토하는 것을 보았다. 내가 두명을 보았으면, 내가 보지 못한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 지금 내가하고 있는 일이 옳은 일인지? 갑자기 어디에 경련이 일어나 완주를 못할 일이 생기면 안되는데..., 그처럼 많은 훈련을 했는데 왜 이럴까? 다음에는 한 2주만 더 열심히 해도 훨씬 나을 것 같은데, 반환점을 향해가는 나보다 반환점을 돌아오는 저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나 절룩절룩대며 내 한참 뒤에 오는 철인들은 어떤 마음일까? 등등의 내 자신과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다보니, 시간은 밤 9시 15분전인데 제주월드컵경기장의 불빛이 환하고, 외국인 경기진행자가 결승점으로 들어오는 철인의 이름을 미친 듯이 외치면서 환호하는 소리가 들린다.


마지막 힘을 내어 불빛이 환한 결승선에 들어서서, 내 아내와 늦둥이 아들의 손을 잡고 많은 환호를 받으며, No. 791, 강, 비영 철--- 이라는 코멘트와 함께 결승아치를 통과했다. 완주 셔츠, 수건, 메달을 받고 이미 경기를 마치고 쭉 누워서 마사지를 받는 틈에 같이 누워, 얼음찜질과 함께 전신, 특히 다리를 중심으로 마사지를 30분간 받았다. 스프 한 그릇을 먹으며, 외국 참가자들과도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기념촬영을 했다. 프랑스, 미국에서 온 이들은 영양갱이 무엇인지 몰라서 먹지를 못했다는데, 대화 중에 먹어보고는 몇 개 기념으로 가지고 가겠다고 했다. 클럽에서 함께 참가한 모든 선수들이 다 완주한 후까지 경기장에 있다가 숙소로 돌아와 1시가 넘어 누웠다. 온몸이 염증상태에 있어, 몸이 매우 덮고, 깊이 잠이 들지 않아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다음 날에도 깊은 잠을 이루기가 어려웠다. 이번 대회는 1000명이 넘게 출전했는데, 올해 처음으로 국내 출전자의 수가 외국 출전자의 수를 넘었다. 일본, 미국, 유럽에서 많은 참가자가 있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칠레와 같은 먼 나라에서 온 철인들도 있었다.  


이전에는 2004 제주 아이언맨대회에 참가하는 치과의사들과 함께 기념 촬영도 하려고 계획했었는데, 대회를 앞두고 모두 긴장하고 있고, 모든 과정에 대한 리허설을 준비물과 함께 하느라 정신이 없어 연락을 못하고 말았다.


우리나라 치과의사 중에서 필자는 4번째로 철인 입문을 했다. 철인 1호는 서두에 밝힌 이석우 원장으로 우리나라 철인역사를 이끌어 오신 분으로서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도 연맹의 중요한 일을 하시며, 2호는 연희동의 부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