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回心/고창관

 

 


그 옛날 그대와 나
굿거리 장단에 흥겨웠듯이
내가 오늘 부르는 장단으로…


오늘도 다람쥐 채바퀴 돌듯이 생활하며 치과를 꾸려 나간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은 영세성에 체념과 자학이 굳어져가는 그 친구를 생각합니다. 벌써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학생시절에 직업에 대한 준엄(?)한 윤리와 비전으로 장래의 치과의사 모습을 그리기보다는 예상문제의 답안이나 줄줄 외며 아무 생각없이 학교와 병원을 다녔던 그 친구.졸업이 아니라 그냥 사회에 내동이쳐져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평범한 치과의사 그러나 평범이하의 행복을 가지고 있을 그 친구 그 원장님. 오늘 하루도 환자 많이 보셨나요? 참 진부한 질문입니다.


하루 진료가 끝나는 순간 몸안의 기는 다 빠져 나가고 아니 진이 다빠졌다는 것이 정확하지요. 아아 내일 믿고 의지했던 직원이 지쳤다고 쉬고 싶다는 말과 함께 사표를 내미는 것을 들어야 할 것을 모르는 내친구 그 원장님. 이젠 내성이 생겼다고요? 오늘 소주 한잔 하자고 전화해도 밤에까지 치과관계되는 이와는 싫다고 거절하고픈 심정에 슬픈 친구여… 오늘밤엔 젊은 시절을 밑바탕에 깔고서 지금의 인연을 노래하자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그옛날 그대와 나 굿거리 장단에 흥겨웠듯이 내가 오늘 부르는 장단으로 흘러간 인연과 다가 올 연줄을 잇고자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만큼 아니 우리만큼은 필요 합니다. 따뜻한 손길로 통증을 없애줌을 바라고 있는 그러기에 세심한 배려를 필요한 이들과 늘 가까이 해야하기에 우리의 어깨는 신명이 나야 합니다. 이제 막 자라나는 아들 딸의 눈동자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오늘 내가 부르는 노래를 같이 읊조려 주기를... 내 친구에게 바라며 중얼거려 봅니다.

 

 

바람도 불어오고 에야 디야
청춘도 지나가니 어야 디야
호접지몽이라. 그 누구 머슴아야 꽃들고 가시내게 바치오리
해 뜨는 창가에 헝클어진 머리카락 그 누구 파뿌리 심었던가
십오리 길 너머 울음 어는 강가에
둥실 둥실 웬 꽃다지인가


눈물도 아롱지는 상여꽃 만개하여 가신 님 잊고자 에야디야
곱디 고운 얼굴아 너를 두고 고갯길 넘어 억새밭 바람이라 어야디야
세상사 많고 많은 슬픈 타래 굽이굽이 감고서 떠도는 구름이라 에야디야
출렁출렁 꽃들이 춤을 추어 갈 길을 더디어서 님 이름 부르고자
아롱다롱 아가 아가 우리 아가 눈에 밟혀 못갈거나 아소 아소 다롱디리
논두렁 개구리도 꿀걱이고 뉘집 밥지는 연기처럼 오늘 오늘 오시소서
해지는 어스름에 동구밖에 서 있다가 까만 밤에 꺼먼 밤에 꼭 오시소서
촛불곁에 일렁이는 혼백이야 가시 찔린 눈인들 못 보오리


불어오니 바람이여 지나가니 백발이네 에야아 디야아
금도끼로 막으리까 은도끼로 찍으리까 가는 세월 영겁으로 찍어내어
칠월칠석 어느때도 하늘가에 닿아고자 노를 깍어 나루터를 떠나노니
밧줄 풀린 거룻배가 인생사가 아니드냐 이리저리 흔들 흔들 주인도 없는구나
삐꺽삐꺽 잘도 간다 별리의 언덕 너머 갈 곳 없이 강을 따라
강살에 비치우는 부처의 웃는 얼굴 몸 보시나 풍덩 할까


별도나 많은 저 하늘엔 조각달도 같이 가고
사랑 사랑 보름달은 우리 님의 속살이라 타세 타세 거문고를 부여안고
봉황울음 우오리까 둥기둥 둥실 어깨춤을 퍼득이며 구만장천 연줄을 다시 잇고
돌고 도는 윤회바퀴 조막손에 모두오고 목탁울림 도솔천을 넘나들어
보리수 나뭇잎비 수수히 떨어지어 환생 불타 하옵소서


눈 감으면 무염이요 눈을 뜨면 묘법이라 손가락을 보는건가 달을 가르키는건가
심심산골 무덤위에 떨어지는 빗방 울아 님 어깨 적시어서 감로수로 화하여서
썩은 육신 묘법으로 피어나고 무염으로 시들어서 둥근 봉분 가시덤굴 우거지어
사냥꾼에 쫓기우는 산짐승의 그늘되라 에야디어 열매가 천천이요 만만이로구나
가지 가지 열렸도다 수억겁의 열매라도 멧토끼가 따먹고야 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