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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나눔의 보람/장준혁

 


봉사의 횟수가 거듭될수록
그동안 몰랐던 나눔의 보람을
차츰 느끼고 있다.


벌써 1년 하고도 6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탈북자 교육장소인 하나원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가기로 결정됐을 때 내심 걱정도 되고 불만도 많았다. 일요일에 해야 한다는 것 말고도 새벽에 출발해 오후 늦게 귀가하게 되면 휴일에 쉬지도 못하고 피로만 쌓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열린 치과의사회 소속으로 참가했는데 열린치과의사회에는 4군데 봉사처가 있는데 바로 노인복지센터, 비젼 트레이닝센터, 중국 동포의 집, 하나원이다.
그 중에서 하나원만 빼고는 모두 서울 시내에 있고 평일이나 토요일에 가서 하면 되는데 하나원만 유독 일요일에 봉사활동을 하고 시외로 나가게 된다.


이동시간을 포함해서 8~10시간이나 소요하게 되니 사실상 하고 싶지 않았다. 또한 탈북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 그들은 거칠고 우악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다닐 때 북한 사람들은 모두 무서운 사람으로 교육을 받았고 그렇게 세뇌됐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 때문이라도 그들은 백인이나 흑인 같은 외국인보다도 우리에겐 더 낯선 존재이다.
그들을 처음 대했을 때 매우 긴장했다. 왜 그랬을까?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들은 매우 순하고 착했으며 순수해 보였다. 정겨운 고향 냄새가 묻어났다. ‘아니 이럴 수가!’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누나, 동생이 거기에 있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해보니 세상 물정에 어두운 시골 사람처럼 순박했다.


우리 팀은 순수 자원 봉사자들인데 치과의사 8명, 치과위생사 10명, 치과기공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2팀으로 나뉘어 한달에 두 번 일요일에 봉사활동을 한다. 팀원들은 항상 밝은 얼굴이고 늦게까지 일하고도 얼굴 한번 찡그리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얼마 전, 치과위생사 한분과 얘기를 나누어 보니 치과 근무시간이 많고 거기다가 가정사까지 챙기려니 쉴 시간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일요일에 봉사활동을 할 생각을 하셨냐고 물었더니 그 분 말씀이 ‘제가 세상을 살아보니 참 힘이 듭니다. 하지만 전 행복합니다. 제가 도움을 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처음에는 잘 이해할 수 없었는데 그 말을 자꾸 되새겨보니, 깊은 뜻이 있는 말인 것 같다.
봉사의 횟수가 거듭될수록 그 동안 몰랐던 나눔의 보람을 차츰 느끼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내 안에 자리 잡는 그 의미.


사회에는 많은 분들이, 또는 단체들이 어렵고 소외된 우리의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있고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우리 열린치과의사회 하나원팀은 어려운 이웃이 없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나아갈 것이다. 현재 우리 팀은 안성 하나원에서 성남 하나원으로 옮겨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들과 함께 하실 분은 연락주세요!


장 준 혁

·88년 원광치대
·현)서대문구 치과의사회 치무이사    
·열린치과의사회 운영위원
및 의료봉사분과 하나원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