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 잘하는 편이라 들었는데
아마도 그런 결정을 내릴때까지
부모님과는 상당한 충돌도…
얼마 전 초대장 하나를 받았다.
그런데 보낸 사람 이름이 생소하여 그냥 버리려다 뜯어보니 그림 그리는 선배의 아들이 작품 전시회를 연단다.
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전시회를 연다는 그 아이는 내가 알기론 현재 고3 수험생이고 더욱 놀라운 것은 전시회를 여는 날이 바로 수능 시험날인 것이다.
평소에 아버지 전시회에 작품을 하나씩 전시할 때만 해도 구색을 갖추기 위한 아들 작품쯤으로 생각했었는데 수능 날 자기 작품을 가지고 개인 전시회를 갖다니 공부도 잘하는 편이라 들었는데 아마도 그런 결정을 내릴 때까지 부모님과는 상당한 충돌도 있었으리라 짐작되지만 그런 아들의 끼와 개성을 이해하는 아버지와 대학이 아닌 자기의 끼를 따라 그런 결정을 내린 그 아들의 결정과 용기에 무한한 찬사를 보낸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부에만 몰두해야하고 자기의 재능과 개성을 묻어야만 하는 그리고 찾아볼 기회도 주지 않는 우리의 교육환경과 사회 분위기에 어른의 한 사람으로 우리의 아이들에게 너무도 안쓰럽고 미안하기까지 하다.
어느 모임 신조에서는 이 지구상에 가장 위대한 보배가 인간의 개성 속에 있다고 했다.
우린 우리의 아이들이 자기의 재능과 개성을 찾고 가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를 이루는 수 만 가지의 직업에 모두 공부만 잘하는 사람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각자의 직업에 맞는 재능과 끼가 있는 사람이 어우러 질 때 그 직업이 발전하고 그로 인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고 생각한다.
수능날 개인 전시회를 여는 그 아이의 결정에 찬사를 보낸다.
꼭 가서 그 아이를 보고 싶다.
그리고 어깨를 두드려 주고 싶다.
안태섭
-85년 전부치대 졸
-창영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