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여인
볼수록 우리 어머니 품 같은
진달래가 만개한 이 나라의 산은
사랑스러우며 다정함을…
어느덧 4월이 다가오는가 싶더니 슬그머니 일어나 몸을 추스르며 아직도 자고 있는 나에게서 멀어져 버렸다. 나는 일어나 말없이 가버린 봄을 원망하지도 못한 채 또다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하는 건가. 할 수만 있다면 봄을 내 머리맡에, 뒤척이며 잠에서 깨면 항상 볼 수 있도록 해보고 싶다. 나는 언제부터인지 숫자 4에 익숙해져 있다. 캐나다에 머무를 때도 가급적 4자가 들어간 콘도에서 살았고 새 차를 타게 되면 4444킬로 메타가 넘어갈 땐 혼자만의 자축을 한다. 자의든 타의든 나에게 무척 힘든 일이 닥치면 차라리 그일을 즐긴다. 즐기다보면 어느새 그 일은 봄의 여인같이 내 곁에서 떠나게 된다. 아무리 기쁜 일이 있어도 불행한 일이 있어도 늘 마음속으로 이 일은 시간과 같이하며 나에게 자연스럽게 왔다가 추억만을 남긴 채 그냥 스쳐지나갈 것이라고 되뇌이곤 한다. 그렇게 인생이 살아지는가보다.
하루의 90%는 나 자신과의 대화에 빠진다. 그러기를 여러 해 지내온 것이다. 가끔은 나 자신에게 물어보길 니가 눈을 감는 순간 너는 행복했다고 할 수 있겠느냐면 그때 나는 과연 어떻게 대답할는지.....누구나 다 풍족한 삶을 원한다. 방이 10개쯤 되는 150평의 팬트 하우스는 어떤가. 이태리산 보티치노 대리석으로 LIVING ROOM, DINNING ROOM, FAMILY ROOM, KITCHEN을 깔고 bath room과 powder room에 24k 도금의 세면기를 달고 각방에 운치 있게 벽난로를 설치해보자. mercedes의 s500 4matic에 clk600hard top도 garage에 주차되어 있으면 더 좋겠다.
누리고 산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정말로 뼈가 사무치도록 절실하다고 느껴본 적이 있다면 아마도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에서 이지적인 삶 보다는 낯선 기후와 언어장벽에 부딪혀보라. 거기에 당장 먹고 있는 음식이 입에 맞겠는가. 이런 걸 경험했다면 적어도 2, 3년은 치과를 쉬고 정신적인 relaxation을 타국에서 보냈을 테니 어느 치과의사가 감히 꿈을 꿀 수 있겠는가........같은 북반구이면서도 밴쿠버의 봄은 한국보단 느리다.
지금쯤 southwest marine drive에 벚꽃이 활짝 폈겠다. 아침시간에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가는 길이니 traffic jem에 한가한 드라이버 들은 잠시 동안 이 아름다운 cherry blossom에 매료 되겠다. 하지만 알프스의 봄은 cozy한 반면 rockey산은 에머랄드 호수에서 느끼는 봄이 그야말로 picturesque 하다. 100년 전 스위스의 한 산악가가 benff에서 jasper로 이어지는 icefield park way에서 보는 록키 산에는 스위스가 100개가 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장엄하고 경외감(extraordinary)을 느낄 수 있는 록키를 좋아한다. 내가 retire 한 후에는 아마도 록키에 있으리라........몇 년 전인가, 집에서 직접 차를 몰고 무작정 록키로 향했다. 중간에 차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12시간 달려온 나에게 JASPER에서 처음 본 록키의 파노라마는 단지 저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용솟음쳐 TORNADO가 나를 송두리 채 휘감으며 강력한 흡입력의 VACUUM이 나를 빨아드리듯 언젠가부터 인지 내 가슴속에 자라던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이상형의 여인과 처음 눈이 마주치는 10억분의 1초도 안되는 찰나의 시간에 나 자신을 머무르게 했다.
나는 맨 마지막에 보아야할 부분을 맨 처음 본 것이다. 나에겐 이상한 버릇이 있는데 책을 볼 때 끝에부터 읽는 습관이다. 그것은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 나의 일상이 되었다. 나는 구속받는 것을 지독히도 혐오했다. 그건 지금도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진 않는다. 이 세상에 내 이름 세 글자를 가지고 태어나 역사에 남기지 못할 바엔 그냥 평범하게 살기 싫다. 나는 이제까지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의 30%는 해본 것 같다. 앞으로 나는 이제까지 내가 맞았던 봄보다도 더 많은 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 뒤에 다시 록키를 찾았을 땐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