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 되면 케이크를 선물하여
모두 한자리에 모여 생일을 축하하고
직원들이 영화를 보거나 화합을…
이런저런 이유로 찾아뵌 지도 오래되고 안부도 여쭐 겸해서 선배의 치과를 방문한 적이 있다. 대학시절·고등학교 시절의 족쇄를 풀어 버리려는 듯 삶을 비우는 일에만 급급한 후배들과는 달리 뭔가를 항상 채워나가기 위해 열심인 선배였기에 잘 따르고 조언을 구하기도 한 선배였다.
그런데 한참 핸드피스 소리와 석션 소리가 들려 나와야 하는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우왕좌왕하는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혹시 내가 잘못 찾아왔나 싶었는데 간판이나 선배이름이 뚜렷이 적힌걸 보니 분명 제대로 찾아온 것은 맞았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고객들 사이로 난감해하며 그들을 설득하고 있는 선배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멋쩍어 눈인사만 하고 멀거니 서 있는데 10여 분만에 나를 다시 발견한 선배는 그제야 원장실로 나를 안내했다. 무슨 일인가 물으니 오늘 아침에 출근해보니 스탭 모두가 동시에 무단결근을 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전화는 불통이고, 어제까지 어떤 이야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니 예약환자는 대기하고 있고 혼자서 진료를 하자니 얼마나 난감했겠는가 IMF 위기다 경기침체다 해서 뛰어오르는 물가만큼이나 청년실업이 급증한다고는 하지만 치과의 현실은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
20년 가까이 치과를 경영해 오면서 재정적인 문제만큼이나 나 또한 인적관리가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외부고객 만족은 내부고객의 만족에서 시작된다는 원론적인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개원초기에는 여러 가지 세미나와 학술회를 찾아다니며 진료의 질적 향상을 위해 매진해야 했고, 바쁜 시간을 쪼개어 환자를 진료해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진료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짜증이 났다. 하나부터 열까지 나의 손이 미쳐야 했고,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진료실은 모두 멈추어 있기가 일쑤였다. 이리저리 유니트를 옮겨 다니며 바쁘게 진료를 하다보면 내가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 때도 있었다. 그런 와중에서 옆에 함께 근무하는 스텝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진료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고정고객층도 확보하여 안정괘도로 들어서는가 싶더니 경제는 침체되고 고객의 Dental IQ는 높아져서 더 나은 진료와 서비스를 요구했다.
7∼8년 전부터 고객만족 서비스라 하여 갖가지 세미나가 등장할 무렵 나 또한 직원들을 세미나에 참석시키고 교육받은 내용을 다른 직원에게 재교육시키곤 했었는데, 그 효과가 예상했던 것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교육을 보내주는 것은 나름대로 지원비는 물론 스텝이 빠짐으로 해서 진료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직원들을 위한 혜택이라 생각했는데 정작 혜택을 받는 직원들은 일의 연장이라 생각을 하는지 여하튼 결과는 과히 만족스럽지 못했다.
요즘은 고객서비스에 대한 원론적인 이론들은 인터넷은 물론 서적으로도 쉽게 접할 수 있어 굳이 교육을 보내지 않더라도 모두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문제는 직원 스스로가 행동에 옮기려는 마음가짐과 자세인 것 같다. 그렇다면 경영자는 직원들에게 어떻게 해주어야 동기유발을 시킬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앞으로 병원은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이며, 직원들에게 어떤 복지혜택을 줄 것이라는 것 등의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먼저 진료사명서를 만들어 진료실에 걸어두고 오며가며 읽도록 했다. 또한 1:1로 저녁식사를 하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를 파악하여 조금이나마 비용과 시간을 할애해 주었다. 그리고 생일이 되면 케이크를 선물하여 모두 한자리에 모여 생일을 축하해 주고, 직원들이 영화를 보거나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스폰서를 해주기도 하였다. 직원들은 큰 혜택을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