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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20서울 나들이/박승오


너무 가볼 곳이 많고
헤아릴 수 없이 볼거리가 많고
머물고 싶은 곳이 많은 도시가…

 


서울을 떠나 수도권에 몇 년을 살다보니 어떤 때는 서울이 궁금하고 때로는 생소한 느낌이 때가 있다.


더군다나 병원마저 수도권으로 옮겨 놓은 상태 인 지라 접촉하는 사람들과 환자들도 대부분이 이곳 지역 주민 들일 수밖에 없다.
나는 학회나 친구들 모임, 동창회 또는 사회적 목적 모임이 있을 때 마다 부지런히 서울을 드나들려고 애쓰는 편이다.


옛날에는 이런 것들이 귀찮았지만 요사이는 그렇지가 않다. 교통이 막히지 않을 때는 승용차이지만, 대부분은 전철과 버스를 이용한다. 대중교통의 편이성 때문에 요즈음은 승용차를 이용한다는 것이 좀 촌스런 느낌마저 든다.


그런데 서울을 나가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인데 이제 서울은 완전히 지도가 바뀐 것 같다.
옛날 90년대나 80년대 내가 다니던 광화문 길이나 태평로 시청 앞 로터리 북창동 길이 아니었다.
광화문 지하도는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가 된 느낌이고, 그 넓은 광화문 네거리는 지하 계단으로 오르내리지 않고도 지상에서 횡단보도를 이용한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고도 상쾌했다.


전에는 사람들이 자동차의 총수에 밀려 주눅이 들려서 땅 밑으로 가는 신세였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자동차들의 기세등등한 홍수 물결을 일제히 세워놓고 당당히 광화문 네거리를 걷는 통쾌감, 지배감, 승리감 같은 걸 느끼는 상황으로 변한 것이다.
옛날 우연히 들른 서울고등학교 자리 경희궁은 서울 역사박물관이 개관되어 많은 볼거리와 서울에 관한 전문지식을 얻을 수 있는 문화 장소가 되었다.


이성계 전선이 어우러진 서울의 유래에 대하여 특별히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얼마나 의미 있는 박물관인지 모르겠다.
서울의 산세와 한강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북한산, 인왕산, 아차산의 그 수려함과 자연의 요새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건 물론이며, 그 입체적 형상물은 서울을 더욱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었다.


시대 변천에 따라 달라진 서울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것, 조선조의 모든 유물과 풍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대단하였지만, 임금님 어가 행열도는 내가 그 시대 종로거리에 나와 있는 듯한 감회다.


우리가 반세기 전에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서울이 오늘의 세계적인 수도 서울로 변모한 모습은 참으로 세계에 자랑 할 만 하고, 말로만 듣던 한강의 기적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삭막한 자동차 소음과 매연으로 몇십년을 시달리던 시청 앞은 서울 광장으로 변모되어 시원한 분수 물줄기와 푸르른 잔디 이 위에서 한가로이 오후 한때를 즐기는 남녀노소 서울 시민들을 보는 모습은 너무나도 잘 사는 어느 외국의 풍경과도 같았다. 그런데 그것이 오늘의 우리 서울인 것이다.
나는 오랜만에 동아일보 앞에서부터 시작하여 한창 공사가 마무리 되어져 있는 청계천 공사장 양편 인도를 거닐어 보았다.


흉물스런 시멘트 콩크리트 교각과 육중한 고가 도로는 이제 완전히 없어졌고, 40년 동안 매연과 소음과 찐득찐득한 교통 체중으로 멀미가 나던 그 곳에 맑은 물이 곧 흐를 준비가 된 모습을 보는 건 참으로 즐겁다.
겨우내 옮겨 논 청계천 양쪽 뚝길의 가로수는 벌써 첫 신록을 맞은 이파리들이 힘차게 뻗어나고 있었다.


중간 중간에 놓여진 22개의 다리들이 제각기 다른 개성을 뽐내며 청계천 양안을 연결하여 사람이 거닐고 자동차가 이 다리를 건너는 모습은 참으로 파리 세느강이 부럽지 않다.
이제 서울은 너무나 가 볼 곳이 많고 헤아릴 수 없이 볼거리가 많고 머물고 싶은 곳이 많은 도시가 된 것 같다.
정말이지, 청계천에 송사리떼와 버들치가 헤엄쳐 노닐 수 있을까..? 그리고 아낙네들이 빨래를 하고 청소년들이 생음악 연주를 하는 낭만의 도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에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제 그 꿈 같은 이야기가 가을이면 현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