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아무 교류도 없었을텐데
인류의 발전하는 과정을 보면
생각하는 것들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 그리스 문화와 로마제국시대의 정교하고 리얼한 대리석 조각상들 그중에 특히 하이얀 우유 빛 대리석으로 높이 171cm의 아름다운 조각상은 남성미 넘치는 육체의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느끼게 하며 한손에 포도송이를 쥐고 있어 한눈에 주신(酒神) 디오니소스 상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여인들이 사용했든 정교하게 금세공으로 만들어진 에로스 펜던트 귀걸이 라든지 또는 사자머리 형태의 금 귀걸이들을 보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 신라인들도 똑같은 형태의 목적으로 금귀고리를 만들어 사용하였지 않았던가.
서로 아무 교류도 없었을 텐데 인류의 발전하는 과정을 보면 생각하는 것들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서로 같고 금이 귀중한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금의 취급은 연금술이 있어야 하는데 그 기술도 거의 동서양이 같으니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하고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르네상스와 이후의 시대에 들어가 대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판화와 소묘 컬렉션은 그 규모에 있어서 250만점 이상이란다.
이번 한국전에서는 르네상스를 중심으로 활동했든 유럽회화 거장들의 소묘와 판화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특히 렘브란트(1606~1669)의 자화상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선조의 선비화가였던 윤두서(尹斗緖)의 18세기의 자화상이 겹쳐 떠오른다.
우리에게 생소한 아프리카 대륙의 컬렉션은 현재의 나이지리아에 있었든 베닌왕국과 시에라리온 해안에 살았던 사비인이 만든 상아 조각 작품은 유럽과 아프리카의 여러 문화 요소가 석인 조형이 특이했고 베닌왕국의 유명한 황동(놋쇠) 조각 컬렉션에 나오는 작품 중에 관료들과 신하들 당시의 병사들의 모습이 특이했다.
아프리카 하면 흑인들의 미개한 원주민을 생각하고 있었으나 유럽인들이 신대륙과 접촉했든 곳이 바로 아프리카요 15세기 말부터 왕래하였던 포르투갈인과의 활발한 교역으로 유럽문화의 영향에 의한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이룩하고 살아왔다.
다시 한번 그들의 예술품을 보고 느낌이 새로워 졌다.
남아시아의 파키스탄 북서부지역인 탁실라 지역은 불교의 중심지였고 간다라 불교 조각 예술품 중 전시된 “서있는 부처” 높이 92cm 은 중국 불교 전파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이것이 우리나라 신라의 석굴암에 있는 석불에까지 영향을 기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특히 우리들에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시대의 채제공(蔡濟恭)(1789년)의 초상화이다. 이조 정조 당시 영의정까지 지내시었던 남인 출신의 문관이다.
그의 6대 손부(孫婦)인 김혜정씨가 조상의 초상화를 보기위해 전시장을 찾아왔다고 지면을 통해 알고 얼마나 감회 어린 만남이었을까를 상상해 보았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다시 내 앞에 다가 선 그 장엄한 인류의 발자취. 한없이 빨려 들어가는 문명의 위대한 문화유산이다.
이것은 한 나라의 것이 아니라 전 인류의 것이며 전 인류의 뿌리이며 보고 배우고 느끼고 사랑하여야 할 우리들의 보물이다.
오늘 이곳에서 다시 대하니 한없는 가슴 벅찬 감격도 뒤따라 들어오는 관람객에 밀려 차분히 보고 싶었는데 아쉬움을 뒤로 남겨 두고 밖으로 나오니 들어오려는 사람들의 긴 행렬이 족히 200m는 넘는 것 같았다.
주최 측에 마음속으로 감사를 드리며 돌아섰다.
최단
- 57년 서울치대 졸
- 최단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