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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0)비발디의 고음악과 함께하는 여름 휴가/김병우

 

들을수록 감칠맛이 나며
한 여름 깊은 산골의 새벽
동트자마자 맛보는 싱그러움이…


또 다시 뜨거운 여름이 찾아 왔다. 해마다 이맘때면 설레는 마음이 앞섰지만 이번 여름은 왜 이리도 힘들게 시작하는지 모르겠다.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니겠지만 이 힘든 계절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두고 보아야 할일이다. 물가로 갈까? 산으로 갈까? 필자의 세 꼬맹이들은 벌써부터 들떠있다. 필자의 경우 1년에 한번 있는 휴가 기간동안 내내 집안에 처박혀서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본다면 나머지 1년이 너무나도 즐거울텐데… (물론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이야기이겠지만). 이 여름을 보내기 위해 무엇을 할것인지 곰곰이 생각하건대, 아마도 다른해와 같이 듣기 좋은 음반을 골라서 무더기로 구입하여 하나하나 섭렵해 보아야 하겠다. 2, 3년전만해도 수없이 많은 잡지에 여름에 듣기 좋은 음반을 소개하는 코너가 많이 눈에 띄였는데 왠지 이번 여름에는 별로 보이지 않는 듯하다 아마도 계속되는 불경기 탓에 사람들에게 한가롭게 음악이나 듣고 여유를 부려서는 안된다는  뜻같아 몹시 씁쓸하다.


하기야 불경기가 아니라 할지라도 요즘같은 시대에 누가 음반을 사느라 부산을 떨겠는가?
인터넷이다, MP3다해서 너무나도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지 않았는가?
최근 중학교에 다니는 큰딸의 학교 음악 시험에 음악 감상에 관한 것들이 영어 듣기 평가식으로 나온다하여 필자가 가지고 있는 음반 중에서 열댓곡 정도를 골라서 학교에 CD를 보냈더니 학교 음악 선생님께서 하는 말씀이 아빠가 음대를 나오셨냐는 둥 아니면 아빠가 레코드숍을 운영하시냐는 식으로 물어 보았다고 하길래 혼자서 실소를 자아낸 적이 있었다.


공연히 머쓱해지는 기분이 한동안 가시질 않는다. 물론 필자의 학창 시절에는 정말로 음악 시간은 거의 자습으로 때우고 그냥 적당히 쉬는 시간으로 보낸 적이 많았고, 또 그 당시에는 지금과 같이 음악을 접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요즈음 아이들은 너무나도 폭넓게 음악을 듣고 있으며 고전 음악도 비교적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부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음악 그 자체를 좋아하기 보다는 점수를 따기 위한 한가지 방편으로만 여겨지는 것도 피할수 없는 사실이다. 시간 아껴가며, 밤잠 설쳐가며, 이웃집 눈치봐가며 오디오 룸에 쳐박혀서 깊은 감동을 느끼며 같은 곡을 너무나도 좋아한 나머지 LP의 groove가 닳아 없어질까 가슴아파하며 듣던 그런 시절과 많은 비교가 된다.


어쨌건간에 이 여름에 시원하게 들을 수 있는 음반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음반은 뛰어난 음질을 자랑하는 레퍼런스 레코딩스의 음반으로 요즈음 고음악 해석에 뛰어난 역량을 자랑하는 니콜라스 맥기건의 음반이다. HDCD로 녹음되어 선명한 음질과 훌륭한 리니어리티로 듣는 이로 하여금 짜릿한 쾌감을 제공하여 더위를 잊게 한다. 맥기건은 고전음악을 연주함에 있어서 결코 고답적인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60을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결코 애매하지 않고 마치 20대의 젊은이같은 씩씩함이 곡 전체에 흐르고 있어 바로크 오페라 전문 지휘자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은 아닌 듯하다. 음반 전체에서 흐르는 싱싱함과 청량감이 넘쳐흐르지만 특히 4번째 트랙의 A장조 협주곡이 이 음반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겠다. 바이올린과 나머지 악기들의 앙상블이 절묘하게 이루어지고 통주 저음부의 표현이 곡 전체를 리드미컬하게 이끌어 나간다. 독주 악기만이 전면으로 나서거나 반주 악기들이 처짐이 없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현악기만의 고유한 음색을 뽐낸다.

 

 들을수록 감칠맛이 나며 한 여름 깊은 산골에서의 새벽, 동 트자마자 맛 볼 수 있는 싱그러움이 이 음반을 여름 내내 가까이 두게 한다. 적지않은 비용을 들여 사람들의 북새통으로 인해 피곤하기만한 휴가지로의 피서보다는 많지 않은 비용으로 적절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