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중 한개는 사랑을
또 하나는 미움을 주고
나머지 하나는 무관심을
새까맣게 분칠한 탱탱한 포도 알맹이, 이글거리는 검붉은 태양, 검게 그을린 팔뚝과 하얀 속살이 어울리는 뜨거운 계절입니다.
우리 치과계도 높고 큰 건물, 화려하고도 편리한 세련된 인테리어, 값비싼 최신 기자재, 수많은 배움을 통한 지식과 기술의 습득, 체계적인 직원 교육을 통한 친절서비스의 향상, 획기적인 경영기법의 도입 등 환자나 직원 그리고 치과의사 모두가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뜨거운 소용돌이의 한가운데로 들어와 버린 것 같습니다.
어느 치과든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자의 상황이나 필요에 맞게 위의 방법 중 한두 가지는 시도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자각에 의한 것이 아닌 대세에 편승한 수동적인 투자의 효과에 대한 실망 또한 큰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인적 자원(원장 포함)의 개선에 대한 투자가 가장 어려우며 그 결과 또한 성공이라고 평가되는 확률이 가장 낮습니다.
직원의 친절교육을 예로 든다면 모든 교육기관들이나 강사들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목표로 교육을 진행하면서 미소 짓는 방법은 훌륭히 교육하지만 진심의 집중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한 교육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또 내적인 진심은 평가가 불가능하고 외적인 미소나 행동은 쉽게 평가가 됨으로 교육을 의뢰한 원장의 만족을 위해 주로 외적인 변화에라도 주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교육에 의해 표정이나 말솜씨가 나아졌다 하여 그 질이 향상되었다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가식적인 미소 그리고 천편일률적인 인사말 등으로 역효과가 발생하는 경우도 왕왕 생깁니다.
물론 그래도 교육을 시행조차 하지 않는 것보단 훨씬 유익합니다.
사람의 내적인 요소를 변화시키는 방법이 수없이 많겠지만 저희 행복을 심는 치과에선 진료 받으러 오신 분들의 성공적인 회복을 한마음으로 기원하는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양파 키우기(양파 수경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이미 주변의 선생님들께 소개해 드렸던 조금은 식상한 내용이지만 직접 시행해 보신 선생님들 모두 흡족해하시는 간단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치과에서라면 치과가족들(원장과 직원)이 함께 하면 멋진 원장이, 집에서라면 자녀들과 함께 하면 더 없이 훌륭한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양파 키우기를 통해 발생하는 내적변화들 중 치과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것은 양파뿐 아니라 진료 받으시는 분들께도 긍정적인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려 노력한다는 점과 한사람의 불쾌한 마음과 표정이 모두에게 엄청난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알고 자제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방법을 설명하자면, 실험에 사용할 3개의 양파는 가능하면 발육정도가 같으면서 투명한 유리컵에 편하게 얹힐 정도의 크기면 됩니다.
유리컵은 일반적인 크기의 유리컵이면 됩니다. 같은 모양과 같은 크기면 더 좋습니다. 컵 속의 물은 적당히 탁해지면 동시에 갈아 주면 됩니다. 일조량, 물의 양과 교환 시기 등 나머지 모든 조건은 같게 한다는 것은 기본입니다.
3개의 양파 중 한 개는 사랑을 하나는 미움을 주고 나머지 하나는 무관심할 대상입니다.
양파 표면에 직접 유성펜 등을 이용해서 표시를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표시를 하지 않거나 유리컵에 표시를 해두면 실험과정에서 바뀌어 버릴 수 있습니다.
준비가 다 되었으면 다음날부터 출근하면 양파에게 인사를 건네면 됩니다. 큰 소리로 해도 되고 마음속으로만 해도 됩니다.
사랑하는 양파에겐 ‘너만 보면 힘이 솟는다.’ ‘넌 어쩌면 요렇게 예쁘게 생겼냐?’ 등등…. 온갖 미사여구를 안겨주면 됩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