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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울란바트로 의료봉사를 마치고…(下)

 

나의 삶의 터전이
얼마나 풍요로운가를 느끼며
더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기로…

 

 


2005년 9월 10일
행복한 교회에서의 진료는 참으로 행복했다.
이 교회가 위치한 톨고이트 지역은 몽골인들 중에서도 시골에서 올라온 빈민층이 모여 살고 있는 곳으로모든 집들은 판자로 이루어져 있었고 주변 환경은 참으로 열악하였다.
교회조차도 화장실은 어릴적 시골에서의 푸세식 그대로였다.


길거리에서는 동네 어린이들이 낡은 축구공을 가지고 먼지투성이의 길거리 축구를 즐기고 있었으며 어른들은 우리들의 무료진료에 대한 보답으로 몽골전통 만두와 양고기를 준비해 주셨다.
진료장소를 옮길 때 마다 짐을 운반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온 몽골청년들 덕분에 짜증보다는 오히려 행복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첫 환자인 엥크톨(3)은 엄마 에르튼 토야(26)가 봉제 공장에서 밤을 새우며 일하다 보니 시기를 놓쳐 염증이 목까지 퍼질 정도로 심하게 되어 우리 의료진을 만나 절개, 배농과 투약으로 한숨 돌리게 되었다.


치료 후 아이 엄마의 감사의 눈물을 보면서 우리가 참 잘 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몽골의 의료 환경에 답답한 마음을 느끼게 되었다.
점심때는 잠깐 시간을 내어 연세대 몽골 친선병원 치과를 둘러보았다.
몽골에서 가장 시설이 좋은 병원으로 자리 잡고 있어 자랑스러운 마음도 들었으나 진료비가 비싸 중·상층 말고는 치료를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설명을 들은 후에는 본래의 병원 설립 의도와는 많이 달라진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오후까지 150여명의 환자를 Resin치료와 발치위주로 진료하였다. 진료 후 몽골 현지인의 가슴속에 우리가 조금이라도 살아가는 보람을 회복하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호텔에 돌아와 마무리 회의에서 우리팀 모두다 너무나 행복한 하루였다고 고백하였다. 내일 떠난다고 생각해서인지 함께 동행했던 국민일보 기자, 탤런트 이한수씨, 문화공연팀, 장애인 예술팀과 다함께 모여 밤새 이야기꽃을 피웠다.

 


2005년 9월 11일


몽골 마지막 진료는 도심 속 빈민촌 지역에서 행해졌다. 주로 소아치과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진료소가 비좁아 밖에서 많은 사람들이 몽골의 차디찬 공기 속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마음이 안타깝기도 하였다. 70여명의 환자를 진료한 후 몽골에서의 의료봉사활동을 마무리 하였다. 진료 후 대통령보다도 더 힘이 있다는 동네동장이 방문해 감사장과 기념품을 전달하면서 진심어린 감사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몽골의 여정이 우리의 희생이 필요한 의료봉사였지만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며, 마음속에 새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왜 우리가 의료인으로 소명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도 깊게 느낄 수 있었으며 모아치과네트워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의 틀도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처음 시작하는 일인지라 준비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도 묵묵히 잘 준비해준 오주병 팀장과 직원들,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할애하신 민병진 회장님, 9월 추석연휴 등 최악의 경영압박을 예견하면서도 함께 자리한 뉴욕모아치과 이승호 원장, 김정애 위생사, 작전모아 한정균 원장, 샘모아 유필식 원장과 강미희 위생사, 보스톤모아 김주미 위생사 등 이분들이 없었다면 이 소중한 경험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특히 순발력 있는 맥가이버의 모습으로 기자재 응급복구에 최선을 다하신 고은덴탈 김용택 사장님의 활약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후원해주신 한림덴텍, 한미이크린, 비스코아시아 사장님께도 감사드리고 싶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리라"라는 성경귀절을 떠올리며 나는 또 나의 삶의 터전에 돌아와 가진 것과 처해있는 환경이 얼마나 풍요로운가를 느끼며 예전보다 더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로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