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막골 풍경을 찾아
빛과 그림자에 담으니
일상 찌든때 스르르…
“이번 달 정기촬영은 어디로 가는 거래유~.”
얼마전 사진클럽 회원들과 ‘웰컴투 동막골’ 영화를 보고 동막골의 경치가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멋진 풍경을 찾아 사진에 담아보자는 회원들의 요청이 있었다. 이번달에는 동막골로 가자는 강원도 사투리를 흉내내본다.
인터넷으로 ‘동막골’을 찾아봤다. 이메일 때문에 자주쓰는 인터넷 검색창에서 ‘동막골’이라고 입력하니 영화선전 외에 이렇다할 관심을 끄는 곳이 별로 없다. 그래서 구글(google.co.kr)이라는 홈페이지에서 찾아봤더니 무려 72만개가 있다고 한다. 그렇게나 많다니!
아무튼 영화선전을 제외하고 가볼만한 지명과 관련된 곳을 나름대로 찾아봤다. 전국 여러 곳에서 ‘동막골’이라는 이름을 자랑하고 있었다. 물론 대부분 국민관광지로 표시되어 있다. 하긴 레저문화가 발달하면서 경치가 좋다면 가만두지 않는다. 관광지 표시를 한다. 얼마나 아름다울까? 당장이라도 여기저기 달려가 사진에 담아보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가까운 곳은 어디일까. 지하철 4호선 종점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 당고개역에서 남양주로 넘어가는 길에도 동막골이라는 표시가 있긴하다. 하지만 작품을 만들려면 아무래도 산 깊고 물 맑은 곳이 낫지 않을까. 그래서 둘째 일요일에는 연천 동막골로 가자고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고대하던 둘째 주 일요일(그래서 클럽이름도 두 번째 주 카메라동호회를 뜻하는 ‘이주카’라고 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회원들 9명이 봉고차를 타고 동막골을 찾아간다. 의정부에서 3번 도로를 따라 시속 80킬로로 1시간 정도 달리면 휴전선 가까운 곳에 동막골 표시가 나온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로 유명한 신탄리 기차역도 가깝다. 고대산 줄기에 동막골이 있나보다. 기차로는 성북역에서 신탄리까지 1시간 남짓한 거리다.
3킬로 정도 되는 동막골 계곡을 따라 끝까지 가본다. 별다른 특징을 발견하기 어렵다. 그저 냇가가 있고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다. 왕복 2차선 도로가 끝나면서 1차선으로 바뀐다. 더 이상 가지 말고 민생고를 해결하자는 회원들의 아우성이 빗발친다. 아쉽다. 나도 끝까지 가보고 싶었는데, 휴전선에 가로막히면 ‘자동차는 달리고 싶다’는 명언을 남기려했는데, 기회가 사라졌다.
되돌아오면서 이름이 멋진 음식점을 찾아 자리를 편다. 왜 유원지에는 닭이나 오리요리만 전문으로 할까. 된장찌개, 보리밥 같은 토속적인 음식으로 웰빙의 맛을 느낄 수는 없나. 푸념하면서 ‘시장이 반찬’이라고 닭도리탕을 시켜놓고 갯가에서 물장구도 치고 자연풍경을 담는다.
삼삼오오 모여 빛과 그림자의 조화로운 모습을 열심히 찍는다. 가급적이면 여러 각도에서 찍어본다. 예전에는 필름카메라로 취미활동을 하다보면 많은 경제적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디지털시대여서 필름값이 절약된다. 전문작가가 아니면 디지털로 취미생활을 하는게 찍는 즉시 바로 확인이 가능하고 작은 크기로 인화해 볼 수 있어 좋다.
요즘은 사진인화장비도 디지털로 만들어져 휴대가 가능하다. 그래서 좋은 작품은 그 자리에서 뽑아내 품평회를 갖기도 한다. 멋진 작품이 나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사진의 묘미는 멋진 작품이 나오면서 모두가 감탄사를 연발하고 잘 찍었다며 격려해줄 때라고 생각한다.
다함께 어울려 수다를 떨다보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풀린다. 골방에 처박혀 진료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한달에 한번은 취미생활에 빠져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