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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父傳子傳 (부전자전)/황재홍

맘대로 되지 않으며
위험도 있고 기회도 있는
골프는 인생의 축소판

 

중학교시절 아버지에게서 어렴풋이 간단한 골프 스윙을 배웠다.
오른쪽 엄지만 세우고 왼쪽 손목에 감아 스윙연습을 하면 왼쪽 팔꿈치가 쫙 펴지고 어깨 턴만으로 몸통회전이 된다는….


골프채는 당연히 만져보지도 못하고 그냥 가끔씩 아무 생각없이 몸을 돌리곤 했다.
3년 전 가을 아시아나 C.C에서 정규 홀로는 처음으로 라운딩을 했다. 선배가 잣치기를 한다며 놀려대기도 했다. 가만히 꼼짝 않고 있는 볼을 치기가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었다.
레슨도 받고 연습을 하면서,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10달 뒤, 남서울 C.C 마지막 홀에서 긴 퍼팅이 들어가며 첫 싱글을 했다. 작년 5월에는 동기들과 스킨스게임을 하면서 홀인원도 경험했다.


아마도 어렸을 적에 무심코 어깨턴을 연습하라고 하셨던 아버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개원의에게는 환자에게 받는 스트레스 뿐 아니라 직원관리, 경영 등 신경 쓸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만약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필드에서 맘껏 휘두르지 않았다면, 그 산적한 스트레스를 어떻게 날렸을까?
언젠가는 드라이버가 맘처럼 방향성이 없어 고민하고 있을 때 차라리 비거리를 줄이고 정확성을 높이려고 스윙폭을 작게 타협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그 때도 아버지께선 거리를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하셨고, 정확도는 꾸준한 연습으로 커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아마 아버지 충고대로 했으면 세미프로 정도 되지 않았을까.
골프는 가끔 인생에 비유되기도 한다. 항상 맘대로 되지 않으며,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고, 기회도 생기기 때문이다. 살다가 힘들거나 지칠 때에도, 골프에서의 헤저드처럼 생각하고 다음 볼을 잘 칠 생각으로 도전하며 역경을 이겨내면 어떨까?
골프는 서로 얼굴도 모르는 상태에서도 18홀을 도는 동안 어느덧 정다운 친구도 될 수 있는 신사적인 경기이다.


문명이 발달되어 인터넷 세상이 펼쳐진 것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실제로 학연과 지연을 떠나 치과의사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실제로 덴포토 온라인상에서 인사만 주고받은 우정의 결실이 중국 대련에서 제1회 덴트골프대회로 결실을 맺었다.
대련의 금석탄 C.C는 해안가를 끼고 있는 중국의 3대 명문 골프장 중의 하나로 클린턴 등 세계 유명인사들이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경관이 수려하고 티박스에서 바닷가를 보며 드라이버를 날릴 수도 있었다.


비행기가 연착되어 3시간 기다리고 날씨가 겨울처럼 싸늘해서 춥기도 했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자연을 벗 삼아 즐길 수 있는 골프가 있기에 모두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요즈음 가끔씩 집에서 스윙 연습을 하고 있으면 뒤에서 7살 아들이 흉내를 내곤 한다.
작은 막대기로 제법 휘두르기도 한다. 언제쯤 오른손 엄지만 펴고 어깨 돌려보라고 할까 잠시 생각한다.
이런 것을 부전자전이라고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