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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3)3일간 결혼잔치 혼저 옵서예~/양 민 수

 

하루는 도새기 잡고
또 하루는 잔칫상 먹고
마지막 날은 웨딩마치


안녕하십니까? 저는 2004년 3월에 결혼했지만 아직은 초보 신랑(?)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살고 있는 제주도 결혼 풍습에 대하여 말을 할까 합니다.
제주도의 전통적인 결혼풍습은 3일 잔치를 하는 것입니다. 3일 잔치란 만약 27일이 결혼식이라면 25일은 도새기(돼지)잡는 날, 26일은 하루 종일 잔칫집에 가서 먹는 날, 27일은 결혼식 당일 이렇게 구성됩니다.


이제 이 과정 중에 신랑 친구들과 신부 친구들 사이에 약간의 신체적 접촉이 있는 손수건 팔기, 신랑상 받기, 신부상 받기, 부신랑, 부신부, 1호차, 2호차 등등 여러 가지가 있어 신랑과 신부뿐 아니라 관계된 여러 사람들이 3일동안 함께 부대끼는 것이죠.


많이 복잡한가요? 그런데 지금은 많이 간소화되어 일부를 제외하고는 하루 잔치(육지분들은 이것도 복잡하다고 하는데… 아! 그리고 제주도에서는 제주도가 아닌 다른 지방분들을 통칭하여 육지 사람들이라고 합니다.)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하루 잔치를 했는데(참고로 제 아내는 광주처자입니다.) 장모님이나 처나 많이 놀라더군요. 제 딴에는 3일 잔치에서 하루 잔치로 많이 간소화한 것인데도….


이유인즉 예식장 옆 식당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식사를 대접하고, 신랑과 신부도 저녁까지 오시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어머님 친구분들과 제 친구들이 와서 하루 종일 일을 돕기 때문에 육지 결혼식의 한 끼에 비해서 몸이나 돈이나 많이 힘들겠다고 하시는 거랍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물론 육지 결혼식보다 몸은 조금 힘들지라도 결혼식에 참석해주시는 분들께는 시간제약 없이 본인이 가능한 시간에 오실 수 있게 배려를 하는 것이라고요. 그리고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를 해주시기 때문에 결혼식을 하나의 더 큰 잔치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제주도’는 참 인정 많은 곳이죠. (그렇다고 다른 지방이 인정이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해 마시길…)


지면이 적어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더 자세히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제주도식으로 결혼을 하고 싶으신 분이 계신다면 저에게 전화주시기 바랍니다. 멋진 추억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사랑스런 제 아내에게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결혼식 때 고생 많이 했고 1년 넘게 월말부부로 지내느라 힘들었지. 이젠 합쳤으니까 내가 더 많이 사랑해주고 예뻐해 줄게.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제주도에서 행복한 신랑이.


 


양 민 수
·2003년 전남치대 졸
·제주도 성산보건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