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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6)또 하나의 시작/박용덕

길가의 꽃들 햇살들…
성숙된 모습으로
돌아와 보니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낀다

 

행동은 있으되 내용이 없는 내 삶과 행동이 그렇게 점철되어버린 까닭은 386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엔 욕될까?
매번 한 해의 시작과 동시에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시점이 되면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회한에 젖는다.


 20대에 큰 포부에 담겨진 행동을 앞세웠고, 30대에는 앞으로 할 일과 계획에 관하여 생각을 하여 다시금 20대를 견뎌내며, 40대에는 미래가 아닌 과거의 시간속으로 여행을 떠나, 후회와 현재의 모습에 허탈과 속절없음에 정신적인 방황의 기점에 외로이 서 있는 듯한 자신을 바라보며 걷잡을 수 없는 회오리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한 차례의 홍역을 앓듯이….


성숙된 모습으로 돌아와 보니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낀다. 늘 다녔던 길가의 나무에 피어있는 꽃들이 보이고, 얼굴에 쏟아지는 따스한 햇빛에, 운동 후 땀에 젖은 모습에, 사랑하는 가족들과 웃음을 공유할수 있음에 오늘도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되지 않는 일들에 대한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지금 이 여유로움을 세월 앞에 쇠약한 모습을 하고 있는 노인분들을 위해 작지만 도움을 주고 있는 시간들을 자주 갖고 싶다. 그 분들 속에 20년전 아버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가족을 위해 늘 책임감과 강인한 모습만을 보여주시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분으로 생각되어졌는데, 이런 생각들이 얼마나 많은 생각과 행동을 얽매이게 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 때를 다시 만난다면, 막내 아들이 치과의사가 되었다고 얼마나 기뻐하실까? 하지만 참교육자를 꿈꾸어 오신 아버님의 마음속엔 또 다른 기대가 있었을 것이다.
나의 가족과 더불어 사는 사회에 아버님이 베푸신 그 자리만큼 매김을 할 수 있도록 오늘도 걸음을 옮겨본다.

 

박용덕
·2001년 경희치대 졸
·경희치대 예방치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