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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7)잔금에 대한 선결제 후진료의 원칙/양성현


환자·의사를 위한
상호 신뢰 쌓아가는
개원문화 만들어야

 

치과의사회에 고충처리위원회가 생기기 몇 달 전 치의신보에서 진료비 미납자를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기술한 재미있는 글을 읽은 것이 기억난다. 그것을 대충 기억나는 대로 써보면 깡패형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형), 거지형(자신의 돈 없음을 사정함), 아부형(아주 사교적으로 접근하여 직원 포섭), 신사형(자신만만하게 신뢰감을 주면서 말함)이었던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아부형과 깡패형의 혼합형을 만난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이 환자는 상습범이었던 것 같다. 2년 전 같은 지역에서 큰 길가로 이전했던 첫 달에 이 30대 남자 환자는 다니던 단골치과가 있는데 이사를 와 멀어서 갈 수 없어 새로 생긴 이 병원에 왔다고 말하면서 잘해주면 단골로 삼겠다며 상담실도 아닌 진료실에서 바로 크라운 한 개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선수금이 준비 안 되었다고 그냥 세팅 약속만 하고 갔다. 그 환자는 세팅 날 우리 병원의 잔금에 대한 선결제 후진료의 원칙을 접수 시 적용하자 왜 진료도 안 끝났는데 돈을 받느냐며 버럭 화를 냈다. 이전 개원 초기라 새로 뽑은 진료스탭도 있고 어수선하여 상담시 이 원칙을 말 못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도 잘 설명하면 대부분의 환자는 잘 이해하고 원칙을 따라온다.


하지만 새로 뽑은 접수 직원은 친절히 고객을 대하는 마인드로 잔금에 대한 선지급 후진료의 원칙을 깨고 그 환자를 진료실로 들여보냈는데 결국 그 환자는 잔금 30만원 중 20만원만 내고 다음 진료을 기약하며 나갔지만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여러 직원은 모멸감이나 환자에 대한 불신과 불안에 잠시 시달려야 했지만 이 사건에서 평소 세워 두었던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이 여러 가지가 있었으므로 다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노력했다. 이 사건 말고 미납금은 없냐고 물으신다면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의사들은 병원에 대한 좋은 소문과 환자의 유치에 대한 기대를 갖고 환자에 대한 서비스 개선과 환자를 소비자의 심리를 가진 고객으로 맞이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수년이 흘러 강산이 한번쯤 변한 후에는 이제 환자가 의사를 물건파는 장사꾼 또는 좀 고상하게 사장님 정도로 생각하며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좀더 나아가 노무현 정권에 들어서서는 재벌 그룹들이 탈세와 비리로 모든 부를 축적한 것 같은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의사들을 포함한 사회지도층 또는 경제 상류층은 대부분 부동산 투기, 그리고 탈세와 비리로 어느 정도 부를 축적한 사람이라고 낙인찍은 채로 바라보는 시선이 우리 사회 전반에 깔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환자 중에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하듯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나타났고 이런 환자의 비중은 날로 늘어나는 것 같다. 이에 의사들은 나름대로 또 역전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 것 같다. 환자와 의사의 힘겨루기는 역전의 역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방향성에 있어서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적어도 비보험 진료에 있어서만큼은 이미 업주와 고객의 관계에 접어들었다고 한다면 서로의 입장에서 좋은 방향성을 갖고 관계가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예를 집사람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집사람은 얼마 전 강남에서 시력 교정을 위한 수술을 받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병원은 의사와 환자 입장에서 모든 환자를 완전히 진정한 고객으로 맞이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수술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여러 방법이 있었고 물론 진료비도 달랐기 때문에 환자의 입장에서 환자에게 모든 알권리를 충족시키면서 진료 방법의 선택권을 주었고 병원의 입장에서는 상담실장제, 상담을 기다리는 동안과 회복시간 동안의 녹음, 녹화시설의 이용, 상담시간 따로, 수술은 여러 환자를 모아서 약속하여 시너지 효과를 갖는 등 여러 편리하고 안전한 시스템 갖추고 있다.


그중에는 수술당일 날은 결제 후 수술실에 들어간다는 것이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