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차이
시대의 변화라기보다
사고의 양극화가 아닐까
올해도 5월엔 스승의 날이 있다.
치과대학생들, 대학원생, 졸업선배들은 스승의 날 행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각자들 의논한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던 옛말에 비하면 오늘날의 스승의 권위는 지식전달자라는 일개 직업으로만 여기는지, 과거보다 많이 실추된 것도 사실이다.
사회풍토라고만 탓할 것이 아니라, 그간 교수, 학생, 선배들 그리고 치과계가 모두 치학교육장에서의 올바른 예절 풍토를 제대로 세워나가야만 진정한 스승의 날이 될 것이다.
옛날, 공자의 제자들은 스승에게 물었다.
“스승께서는 인(仁), 의(義), 예(禮), 지(知)와 충(忠), 효(孝) 등 많은 것을 저희에게 강조하며 가르치셨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시는 것 하나만을 우선적으로 택하라면 그것이 무엇입니까?"
그러자 공자는 서슴없이 ‘예(禮)’라고 답해주었다.
아무리 나라와 임금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고 주위사람들에 신의가 있더라도 상호간에 기본적인 예를 지키지 아니하면 그 관계가 끊어진다.
스승과 제자 관계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자신의 주장이 옳고 이를 이해시켜 관철시키려 해도 상대방에게 일단 예를 갖추어야만 한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는 너무나 성급한 나머지 자신들의 주장을 할 때 이 과정을 흔히 간과해버리는 중대한 실수를 범하곤 한다. 어느 교수님이 강연 중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다" 라는 인상 깊은 대목이 생각난다.
얼마 전에 대학생들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교수들을 교실에 하루 감금하는 사태도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고, 스승을 폭행하는 사건들도 심심찮게 보도된다. 어른들이 보면 말세이지만 제자들 측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단다.
이것을 세대차니, 시대의 변화라기보다 사고의 양극화가 아닐까 여겨진다.
더 나아가,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수십 년간 자신들을 교육한 스승을 하루아침에 성범죄범으로 몰아가려는 집단이 있다면 이는 한심하기보다 스승의 명예를 심히 훼손한 고의범죄라 할 수 있다.
성범죄란 피해자 쪽이 당했다는 것은 쉽게 믿어주고, 가해자편에서는 그런 사실 없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에 무척 힘들게 만들어진 요즈음의 사회 풍토 때문이기도 하다.
금년에도 스승의 날엔 학생들, 대학원생들, 졸업생들이 어김없이 꽃과 케익이나 술병을 들고 찾아올 것이다.
차라리 스승의 날 안 찾아와도 좋으니 법정에서나 만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동료들과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