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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 허영엽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장)]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마리아 사람들을 미워하는 이유


최근에 이스라엘이 레바논 지역을 공격하는 장면이 연일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민간인 사상자도 많이 발생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가와 전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유독 이방인을 경멸하고 싫어하는 대목이 성경에도 자주 등장한다.


예수님 시대에 유다인들은 남쪽 유대에서 북쪽 갈릴래아로 갈 때 이방인의 땅, 사마리아 지역을 통과하지 않고 두배나 되는 먼 길을 돌아다녔다. 당시에는 이스라엘 사람과 사마리아 사람들의 접촉은 금기시 됐다. 그래서 성서에 보면 유다인들은 예수님이 사마리아 지역으로 직접 들어가 사마리아인에게 말을 거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예수님은 사마리아 지역을 지나가시다 더위에 지친 피곤한 몸을 쉬기위해 우물가를 찾으셨다.(요한 4장 참조) 그때 예수님은 한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달라고 말을 건넸다. 보통으로는 이방인과 말하는 것이 금지됐던 당시의 관습으로 보면 파격적인 행동이었다. 그래서 여인은 “당신은 유다인이고 나는 사마리아 여자인데 어떻게 저더러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왜 유다인들과 사마리아 사람들은 서로 적대적으로 상대 했을까?
지금의 이스라엘 전체를 보더라도 고작 우리나라의 경상남북도를 합친 정도의 넓이다. 그런데 성서에서 이방인 지역이라 지칭하고 있는 사마리아 지역도 본래는 유다땅이었다. 사마리아인들은 팔레스타인 사마리아 지방에 살았던 이스라엘 민족의 한 분파였다. 제일 북쪽에는 갈릴래아지방이 있었고 중간에는 사마리아, 남쪽에는 유다가 자리잡고 있었다. 본래는 통일 왕국이었던 이스라엘이 솔로몬왕 시대 이후에 사마리아는 북왕국, 즉 이스라엘 왕국, 남쪽은 유다 왕국으로 분열됐다. 그때 사마리아는 북 이스라엘의 수도였고 가장 번영한 것은 기원전 8세기경이였다. 그런데 북 이스라엘이 아시리아에 점령당한다. (B.C.722년 경) 이때 이스라엘의 12지파중 10개의 지파가 사라지게 된다. 아시리아 군대에게 점령당한 뒤 사마리아에는 각지에서 몰려온 이민족이 자리잡고 살게 됐다. 또한 아시리아는 식민지정책으로 혼종 정책을 실시했다. 즉, 유다인과 이방인의 결혼을 통해 민족의 씨를 말려버리려는 무서운 정책이었다. 그래서 사마리아 지역은 혼종으로 종족간의 피가 섞이게 된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지역의 사람들을 이방인이라 부르게 됐다. 유다인들은 순수한 혈통을 보존하지 못한 사마리아인들을 심지어 “개 같은 놈”이라고 비하해서 부르기도 했다. 그런데 BC.587년 남쪽 유다 왕국도 바빌로니아에게 멸망당하게 된다. 나중에 바빌로니아에서 본토로 귀환한 유다인이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던 무렵부터 사마리아인과의 반목과 대립이 더 심해졌다. 사마리아 사람들은 자신들이 참된 율법의 수호자로 자처하면서 즈루빠벨의 성전 재건을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사마리아인들은 유다인들과 계속적으로 적대 관계를 갖게 됐다. 반면에 소수의 사마리아인의 자손임을 자칭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야말로 유다인의 전통을 지켜온 고대 이스라엘인의 정통적인 후예라 주장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프랑스의 형법에 등장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이다. 프랑스 형법에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위험에 처해있는 사람을 구조해 주고 자기가 위험에 빠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의로 구조하지 않은 자는 3개월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360프랑 이상 1만5000프랑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63조 2항) 이법을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법 규정에는 없지만 미국의 각 주와 프랑스, 러시아, 폴란드, 일본 등이 이와 유사한 법률을 채택하고 있다. 이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은 타인이 위험에 처한 것을 알거나 본 경우, 자신이 크게 위험하지 않을 때 타인의 위험을 제거해 줄 의무가 있는 법이다. 이렇게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은 위험에 처한 이를 도와주는 것이 단순히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권력에 의해 처벌해야 한다는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