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땐 환자에게
설명을 너무 안해 문제
나이들어선 말이 많아 걱정
전강스님은 7년동안 묵언을 하셨다고 한다. 사람이 말을 하지 않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리고 묵언수행이란 것이 수도(修道)하여 어떻게 깨달을 수 있을까? 나이가 들고 보니 그것이 훌륭한 수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학창시절을 통해서 언어를 배워 왔기 때문에 묵언이란 자체는 배울 수도 없고 가르칠 수도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동물들은 말을 하지 못하지만 새끼를 낳아서 적과 아군을 구별하는 방법을 어미한테서 또는 아비한테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사람도 어렸을때 낯을 가린다는 말이 있다. 어린아이가 적을 보면 울면서 어머니 품속에 안기려고 한다. 이때 어머니는 아기를 안심시키면서 저 사람이 적이 아니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면 그 아이는 울지 않고 안심을 하게 된다.
그러니까 동물들도 표정이나 행동으로 그것을 배운다. 적을 만나면 피하고 내가 잡아 먹을 수 있는 것을 만나면 그 먹이를 잡아먹게 된다. 이것이 묵언이고 행동요법이다. 그래서 요즘은 묵언수행을 하시는 스님이 계시다.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거나 사람을 매도하는 글은 쓰지 않는 것이 옳다.
나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나 딴에는 환자를 생각해서 말을 하는데 그 환자는 그 말이 듣기 싫은 것이다. 내가 젊었을때는 말 수가 적어서 환자에게 너무 설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요즘 말을 하면 늙은이가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고 생각한다.
치과에 와서 치료하는데 자기의 사생활에 대해서 왜 그렇게 묻냐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묵언수행을 하려고 하는데 그것도 환자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
요즘에 지성인들은 육하원칙에 젖어들어 있다. 그러나 환자에게 그것을 육하원칙으로 설명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열심히 설명해 주고 그렇지 않으면 쫓아 버린다.
예전에는 묵언수행이 그렇게 어려운 것인지를 몰랐다. 직접 묵언수행을 해 보려니까 얼마나 답답한지 모르겠다.
그래서 가끔은 화가 나서 소리를 질러 버리고 만다.
그런데 그것은 틀림없이 나에게 공격하는 환자가 된다. 그렇게 해서 그 환자는 동네방네에 내가 나쁜 놈이라고 소문을 내고 다닌다. 돈을 벌려면 좀 참아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