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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1)닮고 싶은 스승/황윤숙 한양여자대학 치위생과 교수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스승님께 자랑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길 바라며…

 

  이맘때가 되면 기억 속에 가물거리던 이름들이 유선으로 혹은 통신으로 안부를 전해 온다.
아직은 제자들의 안부를 받기보다는 안부를 여쭈는 입장이 편안하다. 아니 내 스스로가 그러기를 희망하는지도 모른다. 선생으로 아직은 많이 부족하기에 스승님들 등 뒤에 숨고자 하는 부끄러운 모습을 가지고 있기에 그런가 보다.
살아오면서 선생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행복과 함께 선생이라는 이름의 책임감과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하는 삶을 살게 하였다.
되돌아보면 교직에 대한 꿈은 어린시절의 희망이었고 그 희망을 이루었다. 그리고 현재 학생들 앞에 서 있을 수 있게 되기까지 참 많은 스승을 만났고, 또 그 스승들의 큰 가르침이 있었기에 현재가 있다.


어린시절 많은 영향을 주신 선생님들이 계셨을 것이나 지금 내게 큰 자리를 차지하는 스승님의 대학입학시절 부터의 기억으로 모아진다. 1970년대 후반 치위생과와 인연을 맺으면서 뵈었던, 젊은 스승님의 30년의 시간동안 ‘학생들 앞에 어떤 선생이 되어야 하는가’ 라는 계속적인 가르침을 주신다. 그 후 개업가의 원장님이 환자들에게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가의 가르침을 주셨고, 치과위생사 선배들의 희생은 치과위생사의 한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 길의 스승이었고,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의 전문인으로 어떤 봉사를 해야 하는가를 알려주신 스승 한분이 계셨다.


문혁수 교수님은 내게 그런 의미를 가지게 하는 스승님이시다. 치위생과 학생으로 강단에서 서신 그분을 처음 뵈었고, 이후 조교로 교수님을 모시면서 교수가 해야 할 연구와 강의 그리고 봉사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를 몸으로 보여주셨다. 또한 대인관계에 있어서 늘 겸손하시고, 언제 어디서든지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작은 일부터 챙기시는 해결사셨고, 기둥이셨다. 또한 제자들에게 필요한 일이라면 내일처럼 생각하시면서 나서 주셨다. 지금 선생으로 내 모습은 많이 부족하지만 스승의 모습을 닮고자 모방하는 길을 가고 있다.


스승의 날이 이리 가슴 아리도록 슬픈 것은 병석에 누워계시면서도 무심한 제자를 걱정하시고, 제자의 성장을 기뻐하시는 스승님의 모습에 대한 죄송한 마음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황선생, 니 와 그리 살이쪘노”하시면서 진한 경상도 사투리에 특유의 웃음을 껄껄거리며 학회장에서 뵐 수 있을 것 같다. 그랬다 스승님은 멀리 계셔도 늘 내 마음에 그리고 주변을 지키는 수호 천사셨다.
오늘 중년의 제자들과 모임을 위해 화장대에 앉았다. 거울 속의 또 한 사람의 내게 묻는다. 스승을 닮고 자했던 약속을 지키고 있는가를….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스승님께 떳떳한 제자는 아니지만 언젠가는 스승님께 자랑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길 스승의 날을 빌어 약속해 본다.
부디 완쾌하셔서 눈물이 앞을 가려 찾아뵙는 용기를 내지 못하는 못난 제자의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 드릴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교수님 꼭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