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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의사 - 환자간 커뮤니케이션 장애의 유형 (1)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회장 유형준)가 지난해 발족한 가운데 의사와 환자 간의 의료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학회를 통해 의사와 환자 간의 의료커뮤니케이션의 현황과 문제점을 중심으로 3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주>

환자 의사간의 커뮤니케이션 장애의 유형을 크게 진단 단계와 치료 단계로 나눠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진단 단계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장애

 

1. 진료 시간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의사들이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부분이 진료 시간의 부족일 것이다. 저수가에 기반을 둔 매우 독특한 전국민 의료보험제도이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에 많은 환자를 보지 않고는 병원운영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외국처럼 환자 한 명당 15분에서 30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 충분한 면담을 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제한된 시간 안에 환자의 과거 병력을 청취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가 증상과 관련 없는 일상 생활을 장황하게 나열할 때 의사들은 곤혹감을 느끼게 된다. 이 때는 정중하게 지금 가장 불편한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2. 환자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
의사되는 과정에서 의무기록의 작성은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본과 3학년 때 임상실습을 하면서부터 작성하게 되나 레지던트 초년시절까지 계속 지적 받는 것이 주증상(chief complaint), 현재의 아픈 점(present illness), 과거 병력(past history), 가족력(family history) 등을 체계적으로 기술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적인 지식과 체계적인 설명을 환자가 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제하에서 환자의 설명을 경청하고 적절한 질문을 던져 체계적인 정보를 획득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가슴이 아파서 왔다는 환자의 경우 실은 epigastric pain을 의미하기도 하고, 빈혈 때문에 병원에 왔다는 환자의 대부분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병원을 방문했던 사실을 숨기다가 검사를 권유하면 그제서야 ‘저 그 검사했는데요’ 말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의 말이 의학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체계적으로 재해석하는 노력과 함께 환자가 그런 식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하고 감싸야 한다.

 

 

3. 중요한 단서(clue)를 포착해야 한다.
환자는 당장 불편하고 고통스런 증상에 비중을 두는 반면에 의사들은 환자의 증상이 어떤 질환을 의미하는 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즉, 환자와 의사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증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서로의 판단과 태도가 다른 경우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대개 응급실에서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데 의사는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만을 할 때 환자는 분노하게 된다. 반대로 환자는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말하지 않았던 1, 2분 내에 저절로 없어지는 흉부 동통이 협심증을 의미하는 경우는 비교적 흔하게 접하게 된다. 또 고령자의 경우 만성적인 피로와 복부 불편감 및 흑변 등의 증상을 단순히 나이 탓이라고 자가 진단을 하고 말하지 않다가 혈액 검사에서 빈혈이 발견돼 시행한 소화기 계통의 추가 검사에서 암을 발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4. 행동언어(non-verbal language)를 주목한다.
환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자기의 증상을 제대로 표현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있다. 너무 소극적인 성격 때문인 경우도 있으며, 자기의 증상이 너무 독특해서 아무도 이해하지 못 할 것이라는 지레짐작으로 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 경우 의사가 그런 증상의 환자가 많이 있다고 하면 ‘정말이요? 저 말고 또 있어요?’ 하면서 말문이 트이기도 한다. 특히, 성적인 문제나 정신질환 뿐만 아니라 가족간의 갈등 같은 남에게 이야기하기 거북한 스트레스와 관련된 경우에 이야기하기를 주저하는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