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치과진료를 받도록
아이들 눈높이에서
항상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려고 내 자신에게 주문을 건다. 올해 9년차로, 일 할 때는 언제나 에너지 넘치도록 활기차고, 즐겁고, 신나게 일을 즐긴다.
많은 사람들이 질문하기를 소아치과에서 일을 하면 우는 아이들 다루기 힘들어서 어떻게 하냐고 묻지만, 치료할 때 막 울다가도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놀이방에서 웃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아이들의 맑고, 순수함에 즐거워진다. 아이들과 함께 있다보면 내 생각도 젊어지는 것 같고, 내 깊은 곳에 숨어있는 순수함을 찾아보기도 하고, 아이들의 웃음과 울음을 통해 보람과 긍지도 느낀다.
성인들은 치료를 받다가 우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아이들은 문을 들어서기도 전에 심하게 우는 경우도 있고, 치료도중 살려 달라고 우는 아이도 있다.
사실 치과하면 남녀노소할 것 없이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다. 막상 치료해야 한다고 체어에 누워야 한다면 엄살도 심하고, 겁이 많은 나도 떨린다. 그래서 남은 사랑니 2개를 아직 못 뽑고 있다.
어렸을 때 치과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서른이 넘도록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 같다. 초등학교 입학 전의 기억이 아직도 내게 생생한 것을 보면 굉장한 충격이었던 것 같다. 치과에 충치 치료를 받으러 들어갔다가 울고불고 난리를 쳐서 치료도 못 받고 쫓겨나면서도 본인의 승리(?)로 착각하며, 집으로 돌아오기를 수차례 반복을 한 경우가 있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 보면 낯선 공간에서 낯설고 큰 어른들이 “아”하라고 하는 외침과 치과 특유의 약품 냄새는 공포와 두려움으로 나를 울게 만들었었고, 지금 생각하면 그 순간 나는 홀로라는 느낌에 외로웠던 것 같다.
아주 어린아이들이 막무가내로 우는 경우는 너무 어리니까 어쩔 수 없다지만, 제법 큰 아이들이 고집을 피면서 울거나 과거의 안 좋은 치과 경험으로 무서워서 우는 모습을 보면, 짜증나고 일하는 것이 힘들기 보다는 본인의 과거 모습이 생각나 웃음이 나고, 어떻게 내가 도와주면 진료를 잘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이 일을 할 때 나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어 천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맞는 행동조절은 항상 고민스러운 숙제인데, 아직도 모범답안은 잘 모르겠고, 어려운 과제인 것 같다. 나만의 방법이라면 빨리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해서 다그치는 것 보다 기다려주고, 무서워하는 마음을 이해해주고, 진심으로 도와주려고 한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다.
보호자들은 본인들이 치료를 받을 때 보다 아이들이 치료를 받을 때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소리도 시끄럽고 날카로운 기구도 많고, 보호자 본인도 무섭고 어려운 치료를 어린 아이가 과연 치료를 잘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서 인 것 같다. 어떤 경우 아이는 멀쩡하게 치료를 잘 받는데 보호자가 긴장을 한 탓에 이마에 땀이 맺히는 일도 있었고, 심지어 기억나는 보호자 한 분은 아이의 치료가 끝난 후 너무 긴장을 해서 얼굴빛은 사색이 되고, 어지럽다고 하면서 진정치료 후에 휴식하는 침대방에서 쉬어간 적도 있었다.
아이들이 무섭고 낯선 환경에 두려워 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나의 첫 치과치료 경험처럼 충격을 받아 두렵고, 무서운 나쁜 기억보다는 자라면서 치과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 항상 고민하고 아이들 눈높이에서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