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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6)40대에서 바라보는 미래/이승룡

 

항상 젊음이 있고
항상 봄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후회 없는 노후를 위해 준비하자

 

앞만 바라보고 살다가 어느날 문득 사십 중반을 맞이하다 보니 점차 변화된 내 자신을 보고 “이제 이렇게 살다가 쉰, 예순을 맞이하며 노후를 맞이해야 하나” 생각이 든다. 특별하게 뭐 이룩해 놓은 것도 없어서인지 은퇴를 고려해야 하는 나이가 점차 멀어지는 것을 느껴본다.
사십을 넘으면 이제 청년이 아닌 중년으로 사회에서 책임질 나이로 변해간다. ‘책임을 져야하는 한다’라는 말뜻이 나이에 맞게 행동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싶다.
아마도 젊은 사람들과 후배들과의 모임에서도 주책없이 행동을 할 수도 없고 마냥 히히덕 거리며 철없이 행동하기도 눈치 보이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몸도 팔팔한 20~30대가 아니다보니 여기저기서 아픈 증상과 성인병들이 하나 둘씩 찾아오는 나이가 되었고 본격적으로 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나이다.
그래서 죽음과는 친근하게 다가오는데, 주변에서 왜 그렇게 곡(曲)소리들이 많은지….
부모님들이 세상을 달리하는 부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다음은 너희들 차례라는 신호음인가?
이제 개원 15년을 넘기다 보니 환자를 보며 진료하는 것도 일종에 의무감 때문에 하는  일상적인 기계가 되었다.
몸이 예전 같지가 않다보니 밤늦게 까지 음주가무를 하여도 다음날을 생각하면 마냥 신바람이 나는 것은 아니다. 이제 그런 자리도 별 신통한 것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즐기는 시나리오를 다 꿰고 있어서 인지….


주위의 친구들을 보면 하나 둘씩 흰머리에 그리고 탈모에 배불뚝이 사장님이 되어가는 중년의 아저씨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거기다 노안으로 안경을 쓰고 신문이나 볼작시면 괴로운 인상을 찌푸리며 글을 읽는 모습들이 틀림없는 初老의 모습이다.
40대들은 보편적으로 중·고생 자녀를 둔 사람들이 많다. 사회적인 체면도 있고 자식농사 잘 짓게 하기위해 있는 돈 없는 돈으로 자식들 학원보내고, 외국연수 또는 유학으로 뒷바라지 하며 같이 어울리는 동료들과의 모임에서 골프라도 치고 사람답게 행동하려면 품위유지비는 점차 증가하게 된다. 부모님을 미처 돌보기도 전에 자식들에게 쏟아붓는 정성이 지금 우리들의 현실을 대변해 준다. 지방에 있는 사람은 서울로, 서울에 있는 사람은 외국으로, 처자식 보내고 기러기 또는 주말부부로서 맞이한 40대가  현재 진행형이다.


이러다보니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기 힘들며 이런 행태로 시집·장가 보내기 전까지는 혹은 그 이후까지 자식들의 안위를 살피고 끌려가는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
나는 가끔 시간이 나면 서점을 자주 들른다. 그곳에서 ‘황안나’ 라는 여행가가 쓴 책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책을 보면  65세에 해남 땅끝마을에서 통일 전망대까지 28일간 걸어서 국토종단을 한 분이 있다. 65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다는 용기도 대단하지만 65세에 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남편과 자식을 위한 삶 때문에 본인의 희생으로 맞이한 결과이다.
“나중에, 이 다음에 돈 많이 벌면, 기회가 있으면 해줄게….”
이는 무책임한 말이다.


결국은 기력이 상실되고 감흥이 떨어질 때, 지나간 세월을 붙잡고 얘기해봤자 의미가 없다.
항상 젊음이 있고, 항상 봄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노년은 어김없이 다가온다. 후회하지 않을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40대에 어느 한부분을 노후와 건강과 인생의 동반자인 부부만을 위한 삶의 프로젝트가 필요하리라 본다.
여기 좋은 글귀가 있어 소개해보고 싶다.
“내일을 담보로 오늘을 희생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