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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2)노다메 칸타빌레를 읽고/음종혁

 

다른 이의 소리를 들으며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인생은 오케스트라와 같아


나와 만화의 첫 만남은 음악을 연결 고리로 시작되었다. 초등학교 3학년 억지로 보내졌던 바이올린 학원을 꾸준히 다닐 수 있었던 것은 학원에 널려있던 만화책을 볼 수 있다는 즐거움 때문이었다.
공포의 외인구단과 함께 한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 예과시절 3일 밤낮을 만화방에 처박혀 탐독하기도 했던 박봉성과 고행석의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황당한 대작들, 열렬한 만화 애호가인 막내동생을 (몇 해 전 만화대본소를 경영하기도 했다)통해 접한 드래곤볼과 은하영웅전설, 그리고 불멸의 명작 슬램덩크….


결혼과 함께 잠시 암흑기에 빠졌던 만화와의 사랑은 몇 년 전 병원 지하층에 지성의 전당 ‘봐라봐라 만화방’이 입주하면서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시마과장을 통해 세상을 공부하고 미스터 초밥왕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으며 데스노트를 통해 인간의 삶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만화를 불경스럽게 생각하던 우리 어렸을 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만화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장이 아닌 것 같다. 지금 내 곁에도 주식투자 만화, 여행안내 만화, 부자 되는 만화가 꼽혀 있으니 말이다.


드라마로 성공한 노다메 칸타빌레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출발 FM과 함께’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만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쉽게 접하게 한다는 이상과 순정 만화는 취급하지 않는다는 봐라봐라 만화방 아주머니의 냉대에 총 18권을 가정에 비치하게 되었다.
이 만화는 일본의 음대생인 노다 메구미(큐슈 시골 출신으로 정리를 전혀 안하고 남의 도시락 훔쳐 먹기가 취미이다)와 치아키 신이치(음악가 아버지와 재벌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얼굴, 재능, 재력을 모두 갖춘 매력남, 그러나 비행기 공포증으로 비행기를 못 탐)의 사랑과 성장을 그리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읽어보시길 바라고 몇 가지 생각한 점을 나누고자 한다.


먼저 우리가 살아가는데 진정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나아가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치아키가 진정 사랑하는 음악을 통해 위대한 지휘자의 길로 나아가는 것처럼 우리도 돈을 목표로 하지 않고 치의학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위대한 치과의사를 목표로 살아가면 좋겠다.
둘째로 우리 주변에는 많은 좋은 이웃이 있다는 것이다. 만화의 주인공들이 어려운 친구를 돕고 경쟁자를 통해 성장하듯 주변의 동료를 타도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서로 도우며 함께 발전해 나갔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오케스트라는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연주를 잘한다고, 자기 악기가 소리가 크다고 지휘자를 안보고 다른 악기의 소리를 듣지 않으면 음악이 엉망이 되는 것처럼 지역 사회에서 자기 목소리만 내세우지 말고 다른 이의 소리를 들으며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치과의사가 되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도 노다메 칸타빌레를 다 읽었나보다. 거쉬인의 랩소디 인 블루가 어쩌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어쩌고 하니 말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넉넉한 아이들이 되길 바라고 나도 노후에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조용한 방 한 칸에서 항상 만화와 더불어 지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