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치과 100여명 진료
모두들 피곤해하면서도
즐거운 표정이다
07년 추정인구 1억4천만, 면적은 한반도의 삼분의 이, 인구밀도 세계 1위. 1인당 GDP 484달러의 가난한 나라. 우리 병원 구강악안면외과에서는 2002년부터 설 연휴를 이용하여 방글라데시에 의료봉사를 가고 있다. 이번 설 해외봉사에는 단장을 맡으신 오희균 교수님(구강악안면외과)과 박상원 교수님(보철과), 국민석 교수님(구강악안면외과), 이준규 교수님(이비인후과)과 정 현 원장님(광주모아치과)을 비롯하여 수술장 간호사님들과 학생, 전공의 등 20명이 떠나게 되었다. 이번 봉사는 전과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 먼저 작년부터 우리대학 대학원에 재학 중인 방글라데시 치과의사인 Dr. Uttom이 봉사에 참여하게 된 것이고 현지 치과의사들을 상대로 임플랜트 연수회를 갖기로 한 것이다.
원래 출발 전에는 방글라데시에 대해 공부도 하고 서로 모여서 준비도 하고 준비과정에 참여를 해야 하는데, 나는 병원일을 핑계로 예비 모임에 잘 참여하지 못 했다. 죄송하지만 방글라데시에 가서는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집을 나섰다. 2월 2일 아침 7시 30분 BMA(Bridge Medical Association) 사무실에 모여서 발대식을 하고 출발을 하게 되었다. 인천에서 홍콩을 경유하여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3일 새벽 2시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확인해보니 힘들게 준비해온 짐들 중에 약품과 식품이 들어있는 가방 2개가 분실되었다. 일단 분실된 짐이 나중에라도 도착할 수 있으니 공항의 분실물 신고센터에 신고를 했다. 진료에 쓰이는 물건으로 짐이 많아서 통관이 해마다 어려웠다는데, 이번엔 주방글라데시 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쉽게 통관이 이루어졌다. 모든 절차를 마치고 나가자 방글라데시에 계시는 권대성 선교사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늦은 시간인데다 분실된 짐 때문에 공항을 빠져 나오는 시간이 길어져서 꽤 오래 기다리셨을 텐데도 웃는 얼굴이셨다. 선교사님을 따라서 버스가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카트를 밀며 공항 밖을 나오는 순간 느껴지는 습한 공기. 철창에 까맣게 몰려있는 사람들. 먼지 때문에 뿌옇게 쏟아지는 가로등 빛.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카트를 밀어주는 청년들 등. 방글라데시의 풍경들이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처음 온 사람들은 조금 긴장한 기색이었다. 두 대의 버스에 짐과 피로한 몸들이 나누어 실었다. 숙소에 도착하여 방을 배정하고, 짐을 풀고, 몸을 씻고, 잠을 청했다.
사단은 진료팀과 수술팀으로 나뉘어서 움직인다. 수술팀인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님들과 최근호 선생님(구강악안면외과 R1), 나, 조하영, 양새하얀 간호사님은 7시에 일어나서 구순구개열 환자들에 대한 수술이 이루어질 병원으로 이동하였다. 다카에서 북서쪽으로 50km 떨어진 사바 지역에 위치한 한국·방글라데시 친선병원인데 이 병원은 KOICA(한국국제협력단)에서 지어서 방글라데시에 기증하고 의료인력지원을 해주고 있는 곳이다.
KOICA 병원으로 파견되어 근무하시는 선생님들께서 숙소로 마중을 나오셨다. 한·방 친선병원에 근무 중이신 일반외과, 정형외과, 내과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권대성 선교사님과 밴을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시내도로를 달리는데 창밖 풍경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모든 길에 가득한 사람들, 바삐 걷는 모습, 쪼그려 앉아 무언가를 주워먹는 아이, 유리창을 두드리며 돈 달라는 할머니, 노점에 모여앉아 담배 피우며 ‘짜’(밀크티) 한 잔하는 남자들.
시내에서 30분 정도 나오니 벽돌공장들이 모여있는 저지대가 나왔다. 지금은 건기라서 강의 논도 바닥이 드러나 있고 벽돌공장들도 보였다. 진흙을 퍼서 벽돌 모양으로 굽는다고 하였다. 공장이라고 했지만 기계도 없으니 brickyard라는 단어가 더 맞는 느낌이다.
이 나라(내가 만나 뵌 현지에 계시는 분들은 주로 방글라데시를 지칭할 때 ‘이 나라’라는 어구를 사용하셨다.)는 강 하류지역에 위치해서 돌을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집을 짓든 뭘 하든 일단 벽돌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