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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7)시회일 왜 해요?/조수영


뭘 원해서 시회일을 한다기 보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맡겨진 일이기에 최선을 다했다

 

어느 날 후배가 뜬금없이 “선배 왜 시회일 해요?”라고 묻더군요. 순간 당황되어 내가 왜 시회일을 하는지 되새겨 보게 되고 한동안 할 말을 잃었습니다.
사랑하는 후배들로부터 형 이젠 일 그만하고 쉬라는 지청구를 들을 때는 나도 이젠 쉬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막내 후배의 직설적 질문에 당황했었습니다.
왜 시회일을 할까?


시회장이 욕심 나, 명예욕에 불타서, 병원 운영에 도움이 되어서, 글쎄 나와는 먼 얘기 같습니다. 시회일을 하고나서 병원에 소홀했음을 인정하며 그다지 부를 축적했다고 할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시회장을 위한 명예욕(?). 내가 시회장 하고 싶다고 시회장 되는 것 아니잖습니까? 모든 조건이 갖추어져 있어도 우리 회원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그 자리는 하늘이 낸다고 생각합니다. 우스갯소리로 사석에서 기태석 회장님께 누군 시회 들어온 지 9년 만에 시회장 하고 누군 이사나 하고 있고 이거 불공정 행위 아니냐고 따진 적 있습니다.


장석순 회장님이 무임소 이사로 동호인 모임을 맡아 달라는 약간은 명령에 가까운 부탁 때문에 시회에 발을 들여 놨습니다. 그동안 IMPRESSION 사진동호회 총무로 시회의 구강보건전시회를 도와 왔지만 시회일은 조금 겁이 났습니다. 무임소 이사니까, 당시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고 한번 해보자고 나섰습니다.
사실 시회에서 한 가지 직무만 한다는 것은 없습니다. 모두 합심하여 열심히 뛰고 있는데 내일이 아니라고 집에 갈 수는 없잖아요. 당연히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이고 이 일이 내게 맡겨졌으니 해야 하는 당연한 일이고 의무라 생각 했습니다. 나이 들며 우리 치과의사회에 무슨 일을 해야 하는 의무감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요, 과욕 인가요?
지난번 모 회원이 입회도 하지 않고 시회가 자기에게 해 준 게 없다고 하는 불평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권리만을 요구하는 그 회원을 보며 서글픈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시회가 여러분을 위해 해 준게 없을까요?


시회는 여러분의 권익 향상과 치과의사 위상 정립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뛰고 있고, 여러분이 내주신 회비는 함부로 쓰고 있지 않음을 자신합니다. 우리 임원들 아니 역대 임원 선배님들께서는 사비를 털어 가며 시회를 위해 일해 왔습니다. 생기는 것 없는 일에 열정을 쏟아 왔고, 시회 사무국도 회원 여러분의 편의 제공 및 고충처리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시 사무국 직원이 여러분 위에 군림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사무국 직원이 여러분의 부하(?)인 양 불러 놓고 2시간씩 대기시켜 놔도 되는 건 아닙니다. 2시간 동안 다른 회원의 고충이나 민원은 누가 해결해 주나요.


전 후배의 질문에 “무얼 원해서 시회일을 한다기 보다 나이 들며 시회에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 있고, 내게 맡겨진 일이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우리 치과의사들은 개인주의적이어서 나만을 생각하는데 사회는 그런 우리를 예전처럼 봐 주지는 않는다. 우리의 위상은 우리가 지켜야 하고, 사회에서는 무언가의 역할을 요구하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위해 나서야 하는 게 우리 치과의사의 의무라 생각되고, 단지 내게 맡겨졌기 때문에 내가 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이게 정답인지는 몰라도 지난 9년을 이런 마음가짐으로 시회일을 했기에 이제 물러나면서도 홀가분하고 시회에 할만큼 했어라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번 총무이사직을 맡게 되었고, 경선과정(?)으로 인한 시회의 분열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시작하며 임원 윤리를 제정하였고 모든 일은 공동운명이며 책임이라는 각오로 뛰어온 3년이었습니다.
시회의 시어머니로 우리 임원 여러분을 못살게 굴고 힘들게 하였던 점 본의가 아니니 용서해 주세요.


제가 시회일을 마음껏(?) 할 수 있게 밀어주신 기태석 회장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