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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4)‘돈에 눈먼 사람들’/조광현

 

욕심내지 말고
덤비지 말고 욕먹지 말고
손가락질도 받지 말고 살자

 

이 세상에는 너무나 돈에 눈이 뒤집힌 사람이 많다.
가끔 신문지상에 보도되는 바도 있지만 예를 들면 어떤 용감한 사람이 치기배를 잡아다 경찰서에 넘겼더니 어찌된 영문인지 치기배는 곧 풀려 나고 피해자만 와라 가라 하였다던가, 교통사고 피해자가 오히려 가해 운수회사에 수십번씩 찾아 다니며 굽신 굽신 허리를 굽혀야 겨우 몇만원의 치료비나마 받을수 있다던가, 혹은 병원에서 있는 힘을 다하여 열심히 치료해 주었더니 치료가 잘못됐다고 의사를 고발한다던지, 아니면 치료비가 너무 비싸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돈도 내지 않고 가버리는 사람도 있다.


또 국민이 내는 세금에 의해서 월급을 받는 세무 공무원이 착실한 납세국민을 자기회사 말단 직원쯤으로 착각하는 일도 있고, 그 자리에서 자기가 고쳐도 되는 글자 한두자 틀렸다고 퉁명스럽게 몇번이고 다시 써 오라는 동회 직원도 있고, 비싼 쇠고기만 사다 먹인 자기집 개가 주인을 물어 뜯는 수도 있고, 정성과 사랑으로 코흘리개의 저금통까지 깨서 내놓은 수재의연금을 혼자서 꿀꺽한 사장님도 있는 부조리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사회다.


가정환경이 좋지 못하여 공부도 못하고 어린 나이에 추우나 더우나 길거리에서 구두를 닦아 모은 돈을 매일같이 가만히 앉아서 가로채어 먹고 사는 왕초도 있고 몸을 팔아 겨우 겨우 연명해 가는 창녀에게 돈을 뜯어 먹고 사는 찰거머리같은 악덕 포주나 기둥서방도 있다.
도둑놈과 결탁하여 훔친 물건을 값싸게 사서 파는 장물아비도 있고, 6년씩이나 온갖 정성과 돈과 피땀을 들여 심고 가꾸어 온 인삼을 하루밤새 다 캐어 가는 도둑놈도 있다.


높은 사람에게는 자기의 간이라도 빼어 줄듯이 허리를 굽신대며 아첨을 잘 떠는 친구가 부하직원에겐 발휘할 수 있는 최대의 실력과 권한으로 달달 볶기를 좋아하는 수도 있고, 주인이 야단좀 쳤다고 주인집 귀여운 어린애를 들쳐 업고 나가버리는 가정부도 있고, 종합병원 대합실에서 병고에 시달리는 환자를 자격도 시설도 없는 무면허 의사에게 빼돌리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있다.
예를 들자면 한이 없고 끝이 없겠으나 속담에 “빈대가 하루 밤새 새끼를 99마리를 낳고서 100마리를 채우려고 벼룩에게 1마리를 양자를 달라고 하더라"고 수십억대 재산가가 돈 몇만원 더 벌려고 아니꼽고 더럽고 치사하고 유치한 방법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목을 쥐어 짜는 수도 있다.
원인은 모두 다 돈 때문이다.


인간이 인간을 위해 편리하게 생활해 보려고 만든 그 돈에 이제는 체면도 인격도 교양도 윤리도 도덕도 법률도 그리고 사람다움까지도 팽개치고 물 불 모르고 달려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이 그렇게 까지 돈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깊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돈의 위력은 참말로 위대해서 무수히 많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돈의 힘은 국가의 체면과 흥망성쇠에 직접 관여하며 모든 개인의 인격이나 출세나 권력에 까지도 작용을 한다.


돈이 있으면 죽을 사람이 살수도 있고, 여름에 시원하게, 겨울에 덥게 지낼 수도 있고, 서울에 앉아서도 필리핀의 바나나, 홍콩의 제비집, 사모아의 참치도 싱싱한 채로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또 돈이 있으면 여러 사람을 내 앞에 꿇어앉힐 수도 있고 집에다 실내 풀장도 만들수 있고 엘리베이터에다가 천장을 온통 어항으로 만들 수도 있고 많은 주간잡지 표지에 나오는 여자들을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돈만 있으면 사장도 될 수 있고 회장도 될수 있고 반장도 될 수 있고 골목대장도 될수 있다.
그래서 현대는 돈의 힘으로 돌아가고 움직이며 돈의 힘으로 뭉쳐진 금전만능, 물질만능의 시대다.
오죽하면 갓 태어나는 아기에게 돈줄게 나오라고 하면 쉽게 잘 나오더라는 얘기가 다 생겨났을까.
아무리 똑똑하고 유식한 사람이라도 돈이 없으면 보잘 것 없고 아무리 정직하고 부지런하고 아무리 기술이 좋고 재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