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을 계속해
함께 사는 지구촌 세상에
동참할 생각이다
<1678호에 이어>
수술팀은 MOU 체결이 끝나자 마자 수술장으로 이동해, 가지고 온 짐을 풀어 정리를 시작했다. 수술실에 도착하니 이곳에서 최근에 수술을 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낙후된 의료시설과 열악한 환경으로 개미나 모기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으며 수술실 여기저기에 먼지가 가득 쌓여있고 한 방을 알루미늄 칸막이를 해서 두 개의 수술실로 되어 있었다. 수술대는 높낮이 조절이 되지 않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내려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처음엔 준비해 간 짐을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지 한동안 멍한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오후부터 수술을 하기로 계획이 되어 있다니 더욱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도 함께 간 병원직원들과 신한은행직원들이 한마음이 되어 주위에서 걸레를 찾아서 청소를 하고 짐들을 하나 둘 정리를 하고 나니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정리가 되었고, 우리가 기증한 신식 마취기기와 모니터 장비와 수술기구를 최대한 활용해 부족한 점을 채워 나갔다.
입원실은 12개가 있었으나 수술예정인 환자는 25명 정도가 되었다. 입원실이 걱정이 되어 물어 보니 복도를 입원실로 이용을 할 수 있어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실제로 수술실 입구와 복도를 가득 메운 환자와 가족이 즐비하고 그래도 그들의 모습에서 밝게 웃거나 수줍게 미소를 보내면서 수술을 받게 되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하루 일찍 도착해 예약한 환자들을 예진을 했지만, 매일 찾아 오는 환자들의 일부는 내년에 올 것으로 설명하고 돌려보내고, 일부는 접수를 해 대기자 명단에 넣어서 예약된 수술날에 오지 않는 환자들 대신 수술을 받게 했다. 나는 수술준비와 어시스트를 하는 도중에도 매일 새로 오는 환자들을 예진하고 교수님들께 수술과 마취에 대한 확인을 받고 스케줄을 짜느라 정신없었고, 유명숙 전공의는 온종일 수술 2방을 왔다 갔다 하며 수술 전 소독과 수술보조에 여념이 없이 하루하루를 보냈다.
이렇게 일주에 25명의 환자를 수술하는 동안 수술 중 액화산소가 아닌 산소통은 얼마가지 않아 산소가 소모되어 자주 바꿔야 했고, 침대는 작동이 되질 않기도 했지만, 김병환 의공팀장님이 한시간 반동안 수술대를 분해해서 고치시고, 구슬땀을 흘리시면서 산소통을 옮겨주셨다.
또 갑자기 정전이 되기도 했는데, 다행히도 두 분 교수님께서 헤드라이트를 준비해 오셨기에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고, 소독기가 부족해 수술기구들을 다음 스케줄에 맞춰 미리 정리해서 다음 수술에 곤란함이 없도록 하느냐고 많이 힘들었다. 그런 가운데 서광석 교수님의 능숙한 전신마취하에 양쪽 수술실에서 황 교수님과 이 교수님의 구순구개열 수술이 잘 진행됐다. 박해정 간호사가 수술장에 없는 소기구와 장비는 남은 재료와 장비로 맥가이버처럼 만들어 내 놓고, 수술장 밖에서는 이원봉 사무장님과 YF팀원이 매일 새로 오는 환자들의 등록과 수술전 검사를 위한 서류작업을 하고, 틈틈이 회복실에서 환자들을 보살피고 계신다.
이렇게 함께 참여한 수술팀이 동분서주 열심히 애쓰고 현지 병원에서도 같이 하셔서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이번에 수술 받은 25명과 진료의 혜택을 받은 사람을 포함해 의료의 손길이 필요한 더 많은 캄보디아인들이 밝은 웃음을 되찾아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해 본다. 전기, 식수, 주택 등 모든 것이 열악하지만 그러한 시설들과 함께 하루빨리 의료시설이 개선돼 건강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지구촌 가족이 되길 바라고 힘이 닿는 한 봉사활동을 계속해 함께 사는 세상에 동참할 생각이다.
이번 봉사활동은 캄보디아에서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고 내년에는 4월경으로 예정되어 있어, 다음달부터 다시 내년 봉사활동의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또한 올해 12월에 캄보디아 현지 치과의료진을 초청해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에서 3~6개월간의 현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