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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누드는 고전인가, 현대인가?/김을식

 

드란 벗은 게 아니라 옷을 걸치지 않은 인간 본래의 모습이다.
지금도 지구상 여러 곳에는 나체로 생활하는 종족이 살아가고 있다.
현대인들 중에도 나체주의자들이 집단 거주 지역에서 누드로 생활하고 있다.
왜 인간이 옷을 입게 됐는지 여러 가설이 있다. 혹자는 부끄러움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그 부끄러움은 어떻게 생기게 됐을까? 성경에서는 사탄의 유혹에 빠져 금단의 열매를 따 먹고 나서부터 생겼다고 한다.


우리는 사회적, 도덕적 관념 때문에 나체는 부끄러운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본능적으로 부끄러움이 생긴 것이 아니라 학습과 교육에 의해 그리된 것이다.
현대문화에서 누드는 제한된 장소에서만 허용되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맨 먼저 여체가 나타난 것은 신석기 시대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3만 년 전의 일로 인간이 지상에 나타난 지 수십만 년 후의 일이었다.
인간들이 구석기 시대에 오랜 방황과 채집시대를 청산하고 비옥하고 아늑한 땅에 정착하여 농경생활을 하면서부터 여체는 바로 생식과 풍요의 상징으로 모셔져 어느덧 하나의 여신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이 시대의 여체조각상을 보면 가슴과 엉덩이가 대단히 크게 표현되어 있어서 다산(多産)과 풍작을 이런 여체 상에서 기원했던 흔적이 역력하다.


그 후 최초의 완전나체 여인상은 고대 그리스의 조각가에 의해 탄생되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비너스상이다. 이 전라(全裸)의 비너스상은 로마시대에 모조품으로 복제되어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미술관에 “메디치의 비너스”로 보관되어 있다.
그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것은 미로의 비너스상이다.
그리스, 로마시대를 지나 중세기 1천년 동안 사람들은 나체를 악마의 화신이나 보는 듯 몹시 꺼려하였다.


이 기독교문화에서는 지상의 물질이나 육체적 욕망보다도 하늘나라의 정신적, 영혼적인 영광을 위해서 물질적 희생과 육체적 욕망을 억제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인성(人性)의 자연적인 발로를 막을 길 없어서 15세기의 르네상스(문예부흥)로 새롭게 부활했다.
교회의 고리타분한 반인간적인 종교적 제약들을 타파하고 인간의 자연적인 상태로의 복귀를 지향하였다.


그래서 휴머니즘의 물결을 타고 인체를 탐구하고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게 되었다.
그 후로 많은 유명작가들이 누드작품을 만들었다.
19세기~20세기 들어서는 과학기계문명의 발달로 물질우월주의 사조가 다시 팽배해지면서 인간은 소외되어갔다.
그러나 그 물질문명의 부작용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21세기 들어서는 다시 자연주의적 인본주의가 조금씩 부활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누드는 예술과 외설의 경계에 대한 많은 논쟁의 대상이 되고 최고조에 달해있다.
넘쳐나는 포르노물과 예술작품사이에서 일반인들은 가치판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듯 인류의 역사가 계속 변화되는 가운데서 누드는 끊임없이 번성하다 침체되고 다시 부흥하는 과정을 되풀이 하고 있다.
누드는 우리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관심의 대상으로 표현될 것이다.
왜냐하면 누드는 인간 본래의 자연스러운 모습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