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7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1421)남북치의학교류협 평양을 가다 (하)/김정열


 김정열
한국요시다 부장
남북치의학교류협회 이사

 

북측 안내원들과는 다른 장소에서 식사를 했고, 식사를 마치고 많은 북측 사람들이 식사하는 곳을 통과해 지나갔다. 점심시간 옥류관에 몰리는 인파는 어마어마할 정도였다. 주의를 살펴보기위해 강가 베란다 비슷한 곳에서 옆 건물 모란각 1관 3관, 그리고 평양 시내를 보았다.


우리는 평양적십자 병원으로 이동했다. 병원장의 따뜻한 영접과 설명이 있었다. 하루에 환자가 1300명 내지 1500명 정도나 된다고 했다. 병원측에서 우리 접대용으로 밤과 감, 사과를 준비를 했는데 사과는 볼품이 없었다. 하나씩 드는 중에 병원장이 역사에 관계된 말을 했는데, 옛날 강감찬 장군이 당을 칠 때 대추를 병사 한 사람에 하루 다섯 알씩을 계산, 준비해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도 좋은 과일이 대추라는 이야기도 해 주었다. 잠시 후 나와 한림 직원은 유니트를 설치할 장소로 가보니 텅빈 방이었다. 그 곳에 한림 유니트 1대와 컴프레셔, 석션, 그리고 요시다 기계 레지나 한대를 설치하였고, 나머지 인원은 병원장의 안내로 병원 여러저기를 둘러보았다. 저녁은 호텔 민족식당에서 했다.


3일 째, 아침부터 버스로 보통강을 지나 청년거리와 태권도 체육관을 거쳐  1시간 반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이 서해갑문이라는 곳이었다. 그 곳은 대동강의 홍수조절을 위해 만든 방조제였다. 안내원은 김대중 대통령과 카터 대통령을 맞이했던 그 자리에서 스크린으로 장엄한 공사에 대하여 실감나게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끝난 후 아가씨가 노래를 한 곡 불렀는데 목소리가 참 감미로웠다. 이어서 자신은 곧 시집을 가게 되는데 여드름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고 유머를 곁들였다. 
서해갑문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여러 가지 안내 책자를 구경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평양으로 들어가는 배가 통과할 수 있게 만든 방조제라는 것이다. 안내원은 하루에 열 척 정도의 배가 드나든다고 했다.


오가는 과정에 주위를 살펴보니 궁색하기 짝이 없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산은 전부 민둥산이었고 사람들이 오가는 산길이 반들반들해져 있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초가집은 보이지 않고 스레트로 만들어진 초라한 아파트 뿐이었다. 돌아오면서 초라한 시골 어항 같은 남포항을 알려주었다. 철길에 기차화물칸이 있는데 지붕은 이엉으로 덮여 있었고 통행하면 다 날라갈 것 같았다.
점심은 고려호텔 보통각에서 랭면, 회랭면, 쟁반고기국수, 토장국, 육계장, 순대(누린맛이 많이 났음), 더덕구이, 고사리 등으로 했고, 맛은 꽤나 괜찮은 편이었다.


식사 후 한시간 반쯤 시골길을 달려 도착한 곳이 강남군 병원이었다. 전에 설치한 한림기계 두 대와 엑스레이 한대, 컴프레셔, 석션, 오늘 추가로 한대를 더 설치했는데 전기가 약해 애를 먹었다. 공구는 한림직원이 중국공항에서 압수당한 연유로 내 것을 이용하였다.  설치 전에 사용했었던 북한기계를 보기 위해 창고를 둘러보는 과정에서 구강과의사의 제지를 받았다. 복도에 방치되어 있는 것을 한참 보았는데 펌프체어의 헤드레스트, 암레스트 같은 부분들은 너덜너덜해진 상태였고, 거의 폐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기계였다. 케비넷이 있는 장비와 소모품을 보니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날이 저물고 컴컴한 밤이 되었다. 그 곳을 출발하여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은 호텔 내 식당에서 세겹살과 술, 양고기(아늑한 자리였고 분위기에 따라 음식도 맛 있었다)로 했다. 
마지막 날이라 쇼핑을 하려고 상점에 가니 일찍 닫혀있어 난감해하는 모습을 안내원 친구가 보았는지 로비데스크로 가서 다음날 6시에 문을 열어줄 것을 약속받고 헤어졌다. 아침 6시에 맞춰 쇼핑코너로 가 보니 역시 문은 잠겨져 있었다. 조급한 마음에 아침식사를 하는둥 마는둥 마치고 뒤늦게 연 상점에서 허둥지둥 청심환 몇 개와 술 몇 병을 구입했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아침을 챙겨서 나오는데 자칭 평양 입성동기라고 하던 소아과 의사의 모습이 보였다. 다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