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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3)내 인생의 플루트/류호성

 

어려서 방학 때면 늦은 밤 시간까지 길 건너 교회에서 ‘지선상의 아리아’, ‘유머레스크’, ‘찌고이네르바이젠’같은 바이올린 소리가 들렸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 교회 목사님 아들이 방학 때면 시골집에 내려와 늦은 밤 시간까지 연습을 했었던 모양인데.


제가 직접 그 형아를 찾아가서 그 바이올린 소리가 너무 좋은데 어떻게 하면 배울 수 있냐고 물었더니 바이올린만 사오면 그냥 가르쳐 준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버지한테 바이올린 사 달라고 했는데 사주시질 않더라구요.
그래서 악기를 배울 기회가 없어지고, 음악과는 거의 담을 쌓고 살았어요.
고등학교 때 짝이 밴드부였는데 플루트가 전공이었어요.
그 넘, 그 악기 은이라며 만지지도 못하게 했어요.


나도 정말 은이라고는 생각도 안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은이 맞았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플루트 케이스에 찍혀 있던 야마하 글자가 지금도 선명하게 생각나네요.
어느 날 우연히 인터넷에서 플루트를 가르치는 학원에 들어가게 되 게시판에 50에 가까운 중 늙은이인데 지금 나이에도 플루트를 배울 수 있냐고 글을 올렸더니만 아무때나 방문하라고 해서 발을 디디게 되었어요.
내게 플루트와의 인연은 이렇게 맺어진 것 이랍니다.
직업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많아 주로 술로 해결하고 살았는데 악기가 그 스트레스 반을 없애주네요.


나 역시 플루트를 잘 하고 싶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연습할 충분한 시간을 내기가 정말 어렵네요.
주로 내가 하는 연습은 소품 정도로 내가 만족하는 선에서 연주한다라기 보다는 ‘그냥 흥에 겨워 분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거예요.
트로이메라이, 은발, 금혼식, 사랑으로, 사랑을 위하여등을 즐겨붑니다.
내 아들들이 머잖은 장래에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 꿈처럼(trauemerei) 사랑에 빠져 (사랑으로, 사랑을 위하여) 흰머리가 될 때까지(silver threads among the gold) 사랑하며 살다가 금혼식을 맞으라는(La Cinquantaine) 의미로 위에 적은 곡들을 아들들 결혼 때 내가 직접 불어 주고 싶네요.
중학교 때 배웠던 은발노래는(silver threads among the gold) 가사가 너무 감동적이랍니다.


당신의 머리 은발되었을때,(When your hair is silver white) 당신의 뺨 이제는 옛날처럼 때깔 곱지 않게 되었지만(and your cheeks no longer bright) 5월에 핀 장미를 들고 (with the roses of the May) 당신의 뺨에 키스를 하며 말하겠어요.(I"ll kiss your lip and say) 오로지 사랑하는 당신(But my darling my alone alone) 당신은 절대로 늙지 않았답니다.(You have never older grown)
뭐 이런 가사인데 늙어서까지 이렇게 사랑하는 감정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면 이 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 테고, 결혼한 부부라면 누구나 갖고 싶은 소망일텐데 이렇게 살며 해로하는 부부가 얼마나 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