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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3)사진 취미/ 박 진 구

사진 취미

 


전 사진이라는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서는 대한민국은 사진공화국이라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사진 인구가 정말 많아졌죠. 제가 사진이라는 취미와 인연을 만든 시기는 지금의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사진동호회라고 해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던 때였죠. 사진을 시작하고 얼마 안 있다가 사진에 대한 정보와 카메라에 대한 상식 등을 얻기 위해 작은 사진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남이 찍은 사진을 감상하는 등 온라인이라는 활동 자체가 참으로 재미있더군요. 그렇게 온라인으로 친해진 사람들을 어느 날은 문득 직접 보고 싶어졌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니 같은 취미를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사람들 간의 격이 없어지는지 실감했습니다. 흡사 같이 골프 치는 사람들이 만나면 할 이야기가 많듯이 말이죠. 그렇게 1~2년 지나다보니 사람들을 만나면 어느 정도 수준의 토론이란 걸 하게 됩니다. 대개 사진에 관련된 이야기죠. 사진이라는 것은 요즘에 크게 둘로 갈립니다. 전통적인 필름이냐, 아니면 디지털이냐. 그리고 디지털도 여러 갈래로 갈리게 됩니다. 사진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한 후보정이냐 아니면 카메라에서 찍은 그대로의 보정하지 않은 사진이냐. 그리고 후보정을 하는 부류에서 또 갈립니다. 어느 정도 선까지를 사진으로 봐야 하느냐, 과연 이런 것도 사진에 속하겠느냐 등등. 대개가 취미로 하는 생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용력을 가지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가끔 가다보면 너무 극단적으로 나와 다른 사진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논쟁이 치열해지다보면 결국엔 다른 한쪽은 사진이 아니라는 결론까지 가게 됩니다.


그렇게 몇 번 치열한 논쟁 후 결국 동호회를 떠나는 집단이 생기게 됩니다. 다른 곳으로 가든지 자기와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또 다른 동호회를 만듭니다. 자 그렇다면 그 새로 만들어진 동호회는 끝까지 평온하게 잘 굴러갈까요? 아닙니다. 이제 더 세부적인 부분으로 들어갑니다. 가령 필름들만 쓰는 사람들끼리 모였다고 해도 어느 정도 선까지 디지털의 힘을 빌릴 것인가에 대해 또 토론을 합니다. 어차피 필름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라 할지라도 스캔이라는 디지털의 힘을 빌려 웹상에 올라옵니다. 만약에 프린트라도 하면 예전 전통적인 암실에서 이루어지던 프린트가 아닌 컴퓨터에서 디지털 파일에 의한 프린트가 되게 되는 거죠. 또 다른 논쟁거리가 생기게 됩니다. 제가 말씀드린 일련의 사건 사고들은 제가 약간은 비약한 바는 있습니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죠. 하물며 취미라는 한 가지 공통으로 만난 공간 안에서도 이렇게 끊임없는 파벌과 반목, 그리고 자기 위시 등이 존재합니다. 그만큼 인간이라는 존재가 다양성을 가지고 자기과시욕이라든지 자기만 옳다는 아집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죠. 한 국가를 이끌어나가는 집단의 경우 얼마나 그런게 심할까요. 편 가르고 나의 뜻에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또 그 안에서 분열이 일어나고….


 전 동호회 같은 곳에서 그런 논쟁이 있을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결국 다 즐겁자고 하는 일 아닌가. 사진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취미입니다. 그게 생업이라도 사실 별반 차이는 없습니다. 결국 짧은 인생을 즐겁자고 하는 일 아닌가요. 정치라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결국 흔한 말로 국가와 민족의 번영과 안녕을 위한 것 아닌가요. 항상 토론의 끝은 원만한 타협이라기보다는 더욱더 견고해지는 자기 합리화인 듯 합니다.


다들 처음에 즐겁자고, 나 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하자고 시작했었을 만큼 처음의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 보는 지혜도 필요하리라 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