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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6)IBC 선정 ‘세계 100대 의료인’ / 양 상 덕

IBC 선정 ‘세계 100대 의료인’


양상덕
양상덕치과의원 원장


최근에 영국의 IBC(international biographical center, 국제인명센터)로부터 ‘올해의 100대 의료인(Top 100 health professionals 2009)’에 선정되어 인명사전에 등재할 예정이라는 공문이 날아왔다. 갑작스런 소식으로 사실여부와 선정과정에 대한 문의를 IBC 측에 이메일로 보냈다. 그러던 중 주변 동료와 후배 의사들이 인터넷으로 IBC란 단체와 이미 등재된 인물들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IBC는 세계 3대 인명사전을 발행하는 곳이고 매년 비교적 엄정하게 인물을 선정하는 공신력 있는 단체라는 설명이 들려왔다. 인터넷상에 올려진 선정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대부분 의대 교수들이었고 독창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한 분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의아스러운 것은 치의학자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근자에 우리나라의 치과대학이나 개원가에서도 많은 독창적이고 유익한 연구를 수행하여 왔을 텐데 말이다. 혹시 이의 등재를 사양하였거나 등재는 되었으나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았기 때문일까. 자신의 등재에 주저하거나 소식의 알림에 소극적인 이유는 IBC의 권위를 불신하거나 자신의 업적을 과소평가 내지는 부끄럽게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필자는 개원의로서 지난 20여 년 간 ‘치의학의 과학화’라는 모토 하에 임상연구에 몰두해 왔다. 모든 과학적 이론이나 개념은 수와 식으로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치의학 이론과 치료개념의 수식화는 진단 및 치료 술식을 체계화하고 이는 다시 장비 및 재료의 기술화를 가속케 한다. 새롭게 얻어진 기술은 다시 새로운 치의학 이론을 창출함으로써 치의학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치과교정학을 전공한 관계로, 교정학 이론과 술식의 수식화에 집중하여 현재까지 다수의 의미 있는 결과물을 수확하였다. 예를 들면, 기능교합의 부여 이유와 필요한 구치이개량을 하악운동의 수식화를 통해 산출하여 교합조정의 방법론을 과학적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치열 및 악안면부의 심미성과 기능성의 확립’이라는 다소 추상적이고 구호적인 교정치료의 목표는 그 달성 조건을 두부방사선계측학적 수치로 구체화하였다. 그 밖에 악관절원판의 전위가 발생되는 메커니즘을 근신경 반사와 연계시켜 생역학적으로 풀이하였다. 아울러 전치부 수직·수평피개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새로운 부정교합 분류법의 고안에 응용하였으며, 성장변경술, 악교정수술 및 교합평면 재구성의 이론 및 술식을 수와 식을 이용하여 전개한 것 등이다. 최근 이러한 연구결과를 단행본의 원서로 정리하여 출간한 바 있다. 


현재는 기능교합 부여이유의 근거라 할 수 있는 수면 bruxism의 양상을 개별적으로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갈이의 운동양상을 3차원 CT영상으로 확인하는 장비(3D dynamics)가 고안되면 ‘환자 맞춤형 기능교합’의 부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3차원 영상과 CAD·CAM 기술의 접합을 통한 임상응용 연구, 그리고 교정용 임플랜트의 설계 및 임상적용에 관해 연구 중이다. 이러한 첨단장비나 기구, 재료 등의 고안은 교정 진단과 치료 과정을 더욱 정교화하면서 단순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튼 이러한 연구활동 중에 IBC의 등재소식은 생소했지만 잠시 쉬어 뒤를 되돌아보는 여유의 시간을 가져다 주었고 앞으로 더욱 연구에 정진하라는 격려의 뜻이 담겨진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상은 “받을 만한 노력을 해 온 자에게는 기쁨으로 다가 오지만 준비해오지 않은 자에게는 부담으로 다가 간다”는 평소 존경하는 선배의 말이 귓가를 스친다. 수상의 소식이 노력에 대한 보상심과 분발의 효과를 가져다준다면, 그 상의 권위나 공신력의 대소와는 상관없이 ‘상의 기능’을 다한 것이라 생각해 본다. IBC의 인명 등재가 연구하는 후배들에게 귀감과 자극제가 되어 주길 애써 바라며, 향후 우리나라 치의학계에서 ‘21세기 100대 위인’에 선정되는 인물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