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야 물럿거라
엄마가 나가신다
정 민 숙
건치맘 서포터즈 회원
“아이 이에 까만 점이 있어서 김이 묻은 줄 알았어요.” 누군가 그렇게 이야기 했다. 이유식 먹일 때 온도를 알기 위해 엄마 입에 한 입 넣어 본 후 아가의 입 속에 쏘옥 넣어주는 엄마의 사랑! 밥 먹고 이 닦은 후 남은 과자봉지에 든 과자를 치운다는 생각으로 엄마 하나, 아가 하나 사이좋게 나눠먹기도 하고. 이렇게 날 더운 날, 빙과류 하나씩 사서 공원 가서 엄마 친구들과 친구들 아가들이랑 하나씩 나눠 먹고.
충치는 그렇게 슬금슬금 우리 곁에서 기회를 엿보며 틈이 보이면 절대로 물러나지 않는다. 왜 이를 잘 닦아도 이가 썩는지, 아이 이 관리해주기는 왜 이렇게 어려운지 아는 만큼의 지식대로 실천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아이가 모유를 먹으면 2시간마다 한 번씩 먹는데, 우리 집 큰 아이는 유독 분유는 입에도 대지 않고 오로지 모유만 먹었다.
아이의 이가 나와 엄마 젖을 물고자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잠투정이 심해서 재우기가 힘들어 그냥 그렇게 재웠다. 보리차라도 한 방울 흘려 넣으면 바로 깨 버리니 엄마가 쉬고 싶어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줘버렸다. 그러다 보니 앞니 네 개가 삭아버렸고, 설상가상으로 돌 지나서 걷다가 앞으로 넘어져 깨져버렸다. 다행히 병원에서 먹는 불소를 처방해줘서 불소를 적량대로 먹이고, 5세가 되었을 때 소아치과 가서 치료를 받았다.
치아 때문에 겪는 아이의 고통, 들어가는 비용, 시간, 감당해야 하는 엄마의 고통. 휴!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런 경험을 했던지라 충치예방연구회에서 아이들의 치아를 건강하게 지켜줄 ‘건치맘 서포터즈’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회원으로 가입했다. 6월 11일 ‘건치맘 서포터즈 제 1기 발대식’에도 다녀왔다. 이 서포터즈 활동이야 말로 진정한 시민운동이 아닐까?
인터넷을 여행하다보면 정말 많은 치아에 관련된 정보를 얻는다. 여러 정보 중에서 이웃들끼리 주고받는 민간요법식의 정보(치실 쓰면 치아사이가 벌어지고, 치약은 불소가 없는 것이 좋다더라, 인공향이 감미된 치약보다는 소금이 좋다더라)는 더 솔깃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데 그 정보가 진짠지 가짠지도 모르겠다. 더 알 수가 없다. 치과 가서 치료 후 물어보고 싶어도 쉽지 않은 일이다. 건치학교라도 있으면 아이들을 입학, 졸업시키고 싶다.
하지만 이제 전문가들과 직접 소통을 하게 되었다. ‘건치맘 서포터즈’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 진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꼭 건치학교에 입학한 기분이다. 정기모임을 통해서 아이들과 함께 여러 가지 실습으로 구강관리법을 익히고(이게 정말 중요하다. 글로 읽을 때와 직접 내 손으로 해 볼 때는 언제나 다르니 말이다.), 집에서 엄마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또한 황윤숙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 직접 배울 수 있으니 이론과 실전을 겸하게 되었다.
인천, 일산, 원당, 수원, 서울… 유모차에, 아기 띠에 아가들을 데리고 열성적으로 참여한 엄마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다른 엄마들. 결국 제일 먼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행동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3개월이라는 한시적 활동이지만, 내 삶에 있어서는 새로운 시작으로 유통기한 없이 활동하리라 다짐한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치아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