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구강보건사업지원단 선임연구원
구강건강의 의미를 새기며…
보건과 건강의 차이는 무엇인가?
모두 Health라는 어원에서 흘러나왔다.
둘 다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이지만, 보건이라는 단어보다 건강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의 일상어로 친숙해지기 시작했다.
흔히 사람들은 ‘보건’이라 하면 과거 어린 시절 여름철에 방역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독약을 흥분하며 쫓아다닌 일, 전염병 퇴치를 위한 예방접종 등의 방역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한다. 하지만 ‘건강’이라 하면 ‘나’, 즉 ‘나 자신을 위한 건강’으로 먼저 연상된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언제부터인지 나 또한 일상 속에서 ‘구강건강’이라는 단어를 더 자주 쓰게 된 것 같다.
2005년 5월, 보건복지부(2008년 보건복지가족부로 변경)구강보건사업지원단의 선임연구원으로 입사하여 각 분야의 전문 교수님과 함께 국민의 구강건강증진을 위한 여러 가지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그럼 구강보건사업지원단은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 곳일까? 아마도 명칭 자체부터 생소할지도 모르겠다. 흡연으로 인한 건강증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02년부터 담배에 부과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대폭 인상하였고, 인상된 금액으로 국민건강증진기금을 만들었다. 정부는 이 기금으로 국민에게 건강한 세상을 열어주기 위한 투자를 하였고, 정부 산하에 건강증진사업지원단, 구강보건사업지원단 등을 비롯해서 건강과 구강건강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 결과로 2010년까지 우리가 도달하자고 계획한 구강보건 분야의 목표 지표도 일부 달성이라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구강건강에 대한 국민의 지식 및 실천 수준이 향상된 것도 있겠으나, 여기엔 또 다른 공로자가 있었다. 이는 실제로 지역에서 주민을 만나며 대상자에게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구강보건인력이다. 이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요구하고 있는 7~8가지의 중점 사업과 함께 지역실정에 맞는 지역특화사업까지 슈퍼맨과 슈퍼우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현장방문을 하는 날이면 그 분들의 노고를 쉽게 알 수 있었다. 50대에 주로 발생한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는 오십견은 30대 후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중증의 증상으로 나타났음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는 치아홈메우기 사업이 숨은 공로자가 아니였을까 한다.
1997년도에 보건복지부에 구강보건과가 신설되고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을 출발 시점으로 국민 요구도와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다양한 사업들이 개발되어 추진되었다. 하지만 이에 걸맞은 인력 보강, 예산 증액, 구강보건행정조직 설치, 안정화된 구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법적 정비 등의 인프라가 확보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크다. 그러함에도 이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하고 있는 것은 결국 우리는 지역 주민의 구강건강증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이루고픈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구강건강증진이라는 목표는 우리가 처해있는 위치에 따라 쉽게 바뀌는 그러한 성질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공공기관이나 병(의)원, 학교 등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 무언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
참으로 재미있는 일이다. 나에게 주어진 일은 아니지만, 단지 ‘구강’이라는 단어가 붙어있으면 우리 일인 것 마냥 덤벼드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돌아오는 혜택이 있었던가.가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혜택과 실리만을 쫓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구강건강증진이라는 목표를 향하여 구강건강의 의미를 새기고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고자 한다. 내가 외롭지 않은 건 주변에 뜻을 함께 하는 분들이 계시고, 같은 목표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분들과 힘 있게 나아가기 때문 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