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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수필(845)>
첫 키스의 추억
정우준 / 부산 별빛치과 원장

마주보고 손을 잡은 자세에서 낙하하면서 나에게 축하한다고 말하더니 기습적으로 창공에서의 입맞춤을 감행하는 것이었다. 그때가 언제였던가?.... 아련한 옛 일로만 느껴진다. 시간적으론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때는 5년 전으로서 머나먼 프랑스의 하늘 아래 푸르른 창공에서였다. 그 당시에 나는 스카이다이빙 연수 중이었는데 코스를 마치면서 항공기에서 여럿이 함께 뛰어내려 자유낙하를 하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후배 이태우가 날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더니 내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곧장 나에게로 날아왔다. 인간성 좋고 성격 좋고 큰 키에 얼굴도 잘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총각이지만. 역시 태우의 실력은 상당했다. 정확히 나를 향해 날아와서는 바로 코앞에서 부드럽게 멈춘 뒤 서로의 손을 맞잡는 것이었다. 시속 200Km정도의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저 정확한 콘트롤.. 그 속도에서 3차원적인 공간상의 한 점에로의 이동은 쉬운 일이 아니다. 조금만 어긋나도 눈 깜빡할 새에 몇 십 미터나 멀어져 버리게 되니까. 마주보고 손을 잡은 자세에서 낙하하면서 나에게 축하한다고 말하더니 기습적으로 창공에서의 입맞춤을 감행하는 것이었다. 좀은 당황스럽고 찜찜한 느낌은 있었지만 창공에서의 첫 스카이 키스에 대한 기분은 좋았다. 이는 스카이다이빙을 하면서 가끔 볼 수 있는 의식이다. 어떤 면에서 볼 때 목숨을 내걸고 하는 듯 위험해 보이는 길을 같이 걷는 동료에게 코스를 마치는 데 대한 축하 인사로서의 창공에서의 스킨쉽. 서로에 대한 동질감과 동료애와 끈끈한 정을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더 이상은 남자와 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별 상관없는 여자랑 입맞출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아내가 될 여자가 생기면 시도해 볼 생각이다. 스카이다이빙은 생각보다 그리 무서운 것도, 그다지 배우기 어려운 것도 아니므로 관심이 있기만 하다면 기본정도만 가르쳐줘도 가능할 것이기에... 자유낙하 하면서 공중결혼식을 한 커플도 있다. 무척이나 짧은 시간이지만 주례사, 성혼 선언 등등 간단 명료하게 정말 짧게 초스피드로 결혼식을 끝내는 거다. 우리 나라의 경우 공중결혼식은 아직 없었지만 공중 헤어컷트를 한 적은 있다. 작년이었는데 헤어 모델은 장수녕이라는 예쁜 여성 스카이다이버였고 헤어디자이너는 다른 스카이다이버와 함께 2인승 텐덤을 착용한 채 비행기에서 강하했다. 낙하산을 펼 때까지 자유 낙하하는 도중 모델은 그의 바로 눈앞에서 마주한 자세를 유지하며 그 짧은 시간에 머리를 다듬어 내었는데 TV에 방영이 되었었다. 직업과 취미를 생각함에 있어 주객이 전도되어선 안되겠지만 양자간의 균형을 갖추는 건 보다 행복하고 풍부한 인생을 위해선 무척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찾아보면 세상엔 굉장히 많고 다양한 종목이 있다.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여 검토해보면 누구에게든지 최소한 몇 가지 정도는 관심이 많이 끌리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망설이지 말고 과감히 시작하기를 감히 권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