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승기 원광대 대전 치과병원장·치협 수련고시이사
존경받는 치과의사이기를 바라며
요즘 치과계는 불법 네트워크 치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계속되는 경제적 불황, 수가 덤핑, 환자 유인 행위, 늘어나는 개원가 그리고 각종 연수회 및 세미나 등.
치과계 신문을 보면 치과계 현황이라든지 복지 정책, 보험 정책의 현실화 등 기본 이슈는 뒷전이고 우리끼리 서로 대결 구도를 보이며, 개인주의적 집합장인 양 많은 연수회다 새로운 제품 등이 소개되어 있다. 지면이 화려해서 보는데 지루한 감은 없으나 어찌 머리에 남는 느낌은 없고 씁쓸한 잔상만 남는 것 같다.
정상적인 치과대학 교육 및 임상실습, 대학원 등의 공교육을 충실히 받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졸업과 동시에 수 많은 연수회 및 세미나 참석, 해외 연수, AGD 등을 이수(?)해야 하는 치과계 현실에 이미 갓 졸업한 주니어 치과의사들은 시간적으로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 받아야 하는 압박감은 학창시절보다 더하면 더했지 적지 않을 것 같다. 무슨 공부해야 할 게 그리 많고 무슨 자격증(certificate) 등이 그리 많은지….
무엇이 문제인가? 20년간 공직의로서 기관에만 근무하면서 나름대로 치과의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며 살아 왔는데 어쩌다 우리 치과계가 짧은 시간 내에 서로간의 이기주의만 팽배해졌는가?
6년 전 치과전문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그 동안의 치과계에 봉착되어 있던 해법이 되는가 싶었는데 치과계 개원의와 공직의간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발생되었고 특히 지방에 있는 치과병원은 전공의 T.O.가 줄면서 그나마 열심히 일했던 많은 공직의들이 자리를 떠났고 소위 인기가 있고 없고 하는 진료과들이 생겼으며 나만 잘 되면 된다는 식의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치과의사 개인주의가 강해지기 시작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소위 제도권이 무너지는 이유 중에 전문의 제도 또한 일조(?)하였던 것 같다.
다른 치과야 어떻게 되든 내 치과만 문제없으면 되지 하는 이기적 방관주의, 기득권층과 주니어간의 보이지 않는 대결 구도, 경쟁적인 치과지부 학술 세미나 등 굵직한 개인주의 성향은 많이 있다. 개인적인 이익을 대변하는 치과행사는 다반사인데 치과계 근본 지표를 흔들림없이 수행해야 할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그 동안 무슨 일을 하였는가? 나의 기득권만 지킬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전체 치과의사가 큰 흐름으로 나갈 수 있도록, 사회에서 존경받는 위치로 더욱 다가설 수 있도록 큰 흐름을 형성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기본이 있어야 한다. 어려울수록 초심에 일을 시작하였던 것처럼 기본을 따라야 한다. 모든 치과 교육에 관한한 대학을 모태로 한 학회에서 주관을 해야 하며 각종 학술 활동이나 연수회도 그 연장선상에서 교육과 training이 이뤄져야 하고 각종 개인적인 자격증 등도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기본이 서고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생겨나게 된다. 옛말에 “이웃이 사촌이다”라는 말이 있다. 말인즉 멀리 있는 친척보다도 가까이 있는 이웃이 살면서 훨씬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지극히 맞는 말이다. 내가 지금 손해를 보아도 상대방이 덕을 본다면 당연이 그렇게 해야 나중에 나에게도 덕이 올 수 있다. 아마도 부부가 같이 평생을 사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
다시 한번 우리끼리 밥그릇(?) 싸움하는 모양새는 정말 없어져야 하겠고 진정으로 환자를 돌보는 치과의사로서 존경받는 집단이 되기를 바라며, 남을 먼저 배려하고, 소통의 미덕을 십분 발휘하는 여유를 우리 스스로 가져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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