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아아끼기운동(상임대표 서영수)이 국민의 구강건강 지키기에 앞장서는 바른 치과의사상을 고취시키자는 취지로 본지에 칼럼을 월 1회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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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치아를 무덤까지
100세 인생의 이야기는 자연스런 화두가 되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장수, 참살이 등 건강이 인간 최고의 관심사가 되었다.
그리하여 우리 치과계에서도 치아건강이 오복 중의 하나다. 치과질환이 전신질환의 촉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이론 등 구강 위생 및 건강에 관한 내용은 점점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러한 건강, 장수 등 삶의 질을 평가할 때 우리 치과의사들은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역할을 하고 있을까.
지금의 우리 치과계는 온통 한쪽으로 매몰되어 찌는 더위만큼이나 답답하다. 그러나 누군가는 또 다른 길을 통해 치과계의 앞날을 열어나가야 한다. 산업의 발전, 스마트폰의 IT 세상 등 고도의 문명 사회에서 생활하지만 근본은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다.
자의반 타의반 임플랜트 만능 시대가 치과인생의 꽃인냥 깃발을 높이 들고 있지만 이 기쁨도 얼마 남지않은 것이 눈에 보인다.
서글픈 일이다. 나만의 느낌이 아니길 바란다.
이제는 따질 것도 없이 생활의 기본을 자연에 두고 있다. 식생활에서는 유기농 식자재가 우리 밥상의 주인이 된지가 오래다.
자연이 준 그대로의 열매, 뿌리, 물 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첨가물이 없는 원상태의 순수한 맛을 즐기는 기다림과 소중한 가치를 인증하는 삶이 오늘의 현실이다. 삶의 터전도 숲과 맑은 공기를 우선하면서 도심을 떠나는 주거지가 인기 지역이 된지가 오래다. 과연 이런 자연 현상이 우리 치과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환자들은 지나칠 정도로 자기 치아에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 내 이를 살려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발치를 해야 된다는 사형선고(?)를 받고 나면 이 치과 저 치과를 다니면서 확인하는 환자들이 많아졌다. 이 때 치과의사의 판단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연 어떤 말이 최고의 단어일까? 치과의사의 개인적인 경험, 치료 방법, 환자의 구강 관리 능력, 현재의 구강 상태 등 따질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판단 기준은 보철이나 임플랜트를 위한 발치가 아니라 발치가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왔기 때문에 보철이나 임플랜트의 치료 계획을 설명하는 것이 안타깝다. 즉 좀 더 일찍 관심을 가졌으면 좋았을 것을….
발치, 비발치는 점수로 딱 끊어지는 것이 아닌 가장 어려운 판단이다. 이 때 가장 어울리는 말은 ‘서로 노력하여 이 치아를 살려서 사용할 때까지 해봅시다." 단 환자와 치과의사가 해야 할 것이 따로 있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보다 나은 구강 관리를 위한 정확한 칫솔질, 정기적인 치과 방문, 금연 등 현재 혹은 앞으로 꼭 해야 할 것을 설명하면 반응이 의외로 긍정적으로 돌아오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 시대 최고의 치과 마케팅은 ‘내 치아를 무덤까지"라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유니트 체어에 누워서 환자는 내 치아를 살려주기를, 치과의사는 빼기를 원하는 것으로 되어가고 있어 안타깝기 짝이 없다. 환자와 치과의사 사이에 무엇이 문제일까.
치과는 이를 뽑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이를 아껴주는 곳이다. 그러나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6년부터 전체 발치건수에서 어금니 발치 비율을 조사한 결과 2006년 29.8%에서 2008년 30.3%, 2010년 31.8% 등 매년 1%씩 늘어가고 있다.
매년 전체 발치 건수는 1600만 건으로 이 중 어금니 발치 비율도 적지 않았다. 어금니 발치가 많다는 것은 예전에 비해 치아를 살리기 보다는 발치 후 임플랜트 시술, 혹은 보철 비율이 많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치아는 나빠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치과는 치아를 좋게 나빠지게 혹은 서서히 나빠지게 하는 곳이다.
내 치아를 잘 알고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여 치과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높이지 않으면 치과는 공공의 적처럼 점점 국민과 멀어지는 딴 나라 세상의 치과가 될 것이다. 내 치아를 무덤까지. 잊어버리지 말자.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나성식
나전치과의원 원장 nassn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