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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문화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C 벨트

명사시선

 

임철중 칼럼

<전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문화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C 벨트


무속인들의 성지 계룡산에 천지개벽이 일어나, 예로부터 새 도읍(新都邑)지라던 신도안에 3군 본부가 들어섰다. 망국적인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자는 공론에 따라 행정수도의 적지로 낙점된 충남 연기·장기군 일대에 수도가 옮겨온다더니, 계획이 자꾸만 연기되고 장기화 된 끝에 규모가 점차 줄어, 이름도 행복도시를 거쳐 세종시로 낙착되었다. 2014년 말 까지 국무총리실을 위시하여, 9부 2처 2청을 포함한 36개 행정기관에 10,452명의 공무원들이 옮겨온다. 지난 5월에는 대덕연구단지와 세종시 사이의 신동·둔곡지구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ISBB) 건설이 확정되었다.


세계에서 21번째로 중이온가속기가 설치되고, 국내외의 석학들, 즉 신동(神童)들이 둔(屯)치는 골짜기(谷)가 되는 것이다. 연구원 5백여 명에 해외 연구원까지 수천 명이 가속기를 이용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옛 어른들이 붙여놓은 지명(地名)을 보면 그 선견지명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1973년 박정희 대통령의 선견지명으로 시작된 대덕연구단지가 가난한 대한민국을 소득 2만 달러 시대로 이끌었다면, 이 벨트가 장차 4만 달러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월 17일 대전문화재단은‘문화예술과 과학이 상생하는 도시 대전,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가졌다. 좌장을 맡아 전문가 여섯 분을 모셨는데, 거점지구인 ISBB와 기능지구인 충북 청원 및 충남 연기(세종시)를 잇는 충청권 C 벨트에서 대전광역시가 맡아야 할 역할, 특히 유입인구의 안착과 정주(安着·定住)를 위한 문화예술 시설 및 컨텐츠 준비가 토론의 초점이었다. 문화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접점에 대한 모두발언을 소개한다.  첫째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잠언에서 예술은 기술과 통한다. 둘째, 과학·기술·공학·수학의 머리글자를 따온 STEM(줄기; 근간)은 미 정부의 이공학 교육 활성화 목표인데, 오바마 대통령은 여기에 Art를 덧붙여 STEAM(증기; 활력)으로 바꾸었다. 과학 마인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곧 예술이라는 것. 셋째, 문화예술의 휴식·위무·치유 효과와 더불어, Mozart가 뇌의 활동을 활성화한다는 보고처럼, 자극효과 또한 인정받고 있다. 과학과 예술이 만난 구체적인 예로, 대전 시향 후원모임인‘높은음자리표’창립회원 77명 중 절반가량이 대덕연구단지 과학자들이요, 시민을 위한 콘서트에 대강당을 활용하기 시작한 곳도 KAIST이었다.


고급두뇌 밀집지역인 거점지구의 성공을 위한 정부의 기능지구 투자규모는 미흡한 점이 많다. 예컨대 세종 시에 대극장 7백석 소극장 3백석의 아트센터와 장서 450만권의 도서관, 14개의 박물관이 예정되어 있는 줄로 안다. 그러나 이는 2030년 인구 50만을 기준한 자체시설 규모다. C 벨트의 성공적 정착과 수도권집중 해소라는 거국적인 목표달성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콘서트홀과 2천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 젊은 예술인을 위한 레지덴시와 소극장이 있는 문화의 거리, 숙박시설과 이들 간에 접근성을 높일 교통망 구축에 이르기 까지 획기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대전이야말로 필요한 인력에 구도심까지 갖춘 적소(適所)가 될 것이다.  박대통령의 과감한 투자 결과 벤치마킹한 노보시비리스크보다 뛰어난 성공케이스가 된 대덕연구단지, 사실상 실패한 과천시와, 절반쯤의 성공인 대전 정부종합청사를 거울로 삼아, 미국 NIH식 투자를 제안한다. 교수 A에게 연구비지급이 결정되면 A가 속한 대학에 별도로 비슷한 액수를 지원하여 연구에 지장이 없도록 배려하는 방식이다.


배후의 모항(母港)인 기능지구가 든든해야 거점지구가 순항(順航)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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