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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나쁜 네트워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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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전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나쁜 네트워크 (2)

  

한 네트워크에서 치아 12본을 뽑고 임플랜트 하기로 진단(?)받은 환자를 진찰해보니, 발치할 치아는 단 둘이더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많아야 치아 당 2백만원씩 4백만원으로 수복이 될 환자에게, 소위 낮은 수가 99만원씩 1188만원의 경제적 부담에, 10본의 자연치아 조기상실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된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좁은 공간에 정확히 심자면 상당한 시간과 숙련을 요한다. 몰아서 뽑고 줄지어 심으면 술식이 단순화해 개당 시술시간과 경비는 훨씬 줄어든다. 결국 환자의 희생 위에 폭리를 취한다는 혐의가 짙다.


과잉 임플랜트에 길 들으면, 낮은 보험수가에 길고 힘든 근관(신경) 또는 치주치료로 치아를 살려 단관 보철로 끝나는, 전통적인 진료관행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이들 네트워크 의사라면, 치아보존의 경계선(borderline)에 있는 환치(患齒)를 뽑고, 넓은 시야에서 손쉬운 임플랜트로 해결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진정한 농부는 제 땅을 아낀다.  한 번의 소출을 위해 산을 태워버리는 화전민과는 다르다.


세르반테스가 아니더라도 치아 하나가 때로는 다이아몬드처럼 귀하다.  진정한 치과의사에게 환자의 치아는 보석 같은 존재이기에, 경계선상의 환치를 쉽게 뽑지 못한다. 일시적 이윤극대화를 위해 토지를 초토화시키는 것처럼, 끝내 치과의료계의 기반과 국민건강을 해치는 방향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유객행위와 위장광고로 저인망씩 싹쓸이를 일삼는 네트워크가 일말의 부끄러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오너가 진정한 치과의사가 아니라는 증거다. 우량기업을 M&A한 다음, 실속을 다 빼먹어 빈껍데기만 남겨놓고 빠져나가는, 약탈식자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UD사태로 치과계는 국민들의 신뢰 실추라는 치명상을 입었다. 일이 커진 것은 UD가 극히 일부 치과계의 타락행위를 낱낱이 들추어, 이를 변명이나 역습의 도구로 써먹으려 했기 때문이다. “너는 잘 했냐?”는, 정상적인 공방이 아니라 “같이 망하자”는 저주다.  흔히 말하기를 “그 사람 나쁜 데는 없는데 저밖에 모르는 게 험이야”한다. 더 이상 화합을 깨뜨리는 치과계의 공적(公敵)이 되지 말고,“저만 아는 것이 곧 나쁜 짓”임을 깨달아, 해체를 포함하여 획기적인 운영시스템 전환을 선언하기 바란다. 이것이 UD와 유사, 또는 더 교묘한 네트워크에게 자기반성의 계기가 된다면, 치과계의 신뢰는 회복되고, UD는 발전적인 모델로 부활할 것이다.


정부는 현금의 네트워크 사태를 밥그릇싸움으로 보지 말라. 정부가 추구하는 영리병원의 중간 단계라고 과대평가하면 착각이요, 고마운 수가인하의 선두주자로 보면 사기당하는 것이다. 불량 네트워크는 사전 예방조치 없이 영리병원을 강행할 경우 예상되는 온갖 역기능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반면교사로 읽어야 한다.


치과계 특히 협회는 고민해야 한다.  어려운 경제에 과잉배출로 취업도 개업도 힘든 젊은 치과의사들이, 피라미드처럼 불량 네트워크의 미끼, 인센티브에 빠져드는 열악한 현실이다. 제3, 제4의 불량 네트워크가 기다리고 있다. 첫째, 이들이 치과계뿐 아니라 국민건강과 정부정책에 역행하는 공적이라는 판단근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설득하고 홍보해야한다. 둘째, 사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되, 정리된 판단근거들을 바탕으로 Chek-list를 작성해, 협회상설 감시(monitor)기구의 심사 자료로 활용하자. 셋째, 심사결과 불량지수가 기준선을 넘으면 자동적으로 개입, 경고에서 형사고발까지 신속하게 대처하는 TFT-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바람직한 영리병원 모델 개발도 선제(先制)적인 선견지명이 될 것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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