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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공동체 의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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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중 칼럼
<전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공동체 의식으로

  

역사를 보면 나라가 망하는 원인은 예외 없이 내우외환(內憂外患)이고, 그중에‘내우’가 항상 앞에 온다. 그래서 결정적인 순간 등을 찌르는 내부의 적(Enemy Within)이야말로 공적 1호요, 적군은 용서해도 스파이는 극형에 처한다. 의료계가, 일반복지(요양 등)에 밀려난 건강보험과 선진국 형 환자 감소, 그리고 의사의 과잉배출이라는 삼재(三災)에 허덕이는 한편, 준비되지 않은 영리병원 도입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혼란에 빠져 있다. 치과계는, 그나마 운영을 지탱해주던 보철의 상대적인 수가 절하에 이어 합금과 자재비용까지 다락같이 폭등해 임플랜트 등의 탈출구를 찾아 노력하는 상황에서 불량 네트워크치과라는 복병을 만난 것이다.


치과의사로서의 자존심과 내 환자라는 책임감이 있는 한, 기본적인 윤리의식이 작동한다. 그러나 피고용자, 그것도 근무처가 불안정하고 지시에 따라 진료하며 플러스알파의 인센티브에 길들여진 신분에서 보면, 유객행위에 끌려온 환자는 영원한 ‘뜨내기’일 뿐이다. 환자를‘사람’으로 보는 인간 대 인간의‘주치의 관계’가 성립되기 어렵다. 국가면허를 취득해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전문직업인이 이윤의 극대화만 노리는 도구로 변한다면, 그것은 한편의‘좀비, 공포영화’다.


아무리 교묘한 수단과 변론으로 법망을 피해간다고 할지라도 이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의료법과 의사에 대한 작은 예우, 이 두 개의 축은 Dr. 지킬에게 Mr. 하이드로 변하지 말아달라는 최소한의 기대요, 요구다. 국가가 공인한 협회소속의 회원으로서 갖는 공동체의식 또한 매우 중요한 제3의 축이다.


전국 16개 지부가 적극 성원하고 전례 없이 공직지부와 열린치과의사회도 나섰으며, 전공의들도 지지성명을 냈다. 불량 네트워크에 이처럼 절대다수가 분노하는 것은, 운영방식이 일부 회원들의 윤리의식을 파괴하고, 협회결정에 정면으로 반발하여 공동체의식까지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액의 수익을 노리며 법정공방을 불사하는 투자자에게는 껌 값일지 몰라도, 공직 1,743만원과 열린치과의 500만원은 피 같은 돈이다. 전국에서 다투어 내고 있는 성금을 다 합하면 치과계에 엄청난 금전적 손실이다. 그러나 이 액수는, 협회가 발목을 잡혀 급격한 사회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입는 기회비용의 손실에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 위에 밥그릇싸움이라는 외부의 오해에서 오는 신뢰 추락과 저들의 운영방식이 개원가에 끼치는 직접적인 수입손실과 치과 의료계의 초토화에 따르는 간접피해는 회복불능의 천문학적 액수가 될 수도 있다. 이 사태가‘강 건너 불’이 아니라 회원 모두의‘발등에 떨어진 불’인 이유다. 김세영 집행부가 전력을 다해 건곤일척의 승부를 하는 이유는, 현 사태가 치과 의료업이 건전한 국민건강 서비스업으로 계속 성장하느냐, 아니면 규칙부재 각개약진의 단발성 도급업종으로 전락하느냐를 가른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위기의식에 동의한다면 회원들이 단결해 협회를 밀어주고 안팎에서 도와, 장기소모전으로 가는 것을 막자. 긍정적인 해결 후에는, 축적된 자료로 FM(Field Manual)을 만들고 집행부 내에 TFT(Task Force Team)를 상설화해 제3·4의 불량품에 대비하자.


협회 수장이 일개 네트워크대표와 맞장 뜨는 것 같은 모습은 치과인의 자존심을 떠나 외부에 비칠 인상이 볼썽사납기 때문이다. 할 일이 태산 같은 집행부가, 출구가 어두운 젊은 회원들의 취·개업 대책마련과 영리병원 문제 등 공동체 본연의 회무에 한시 바삐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격려하고 협조하자.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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