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후쿠시마 대지진과 치과대학의 현황과 역할
2011년 10월 8일 고베에서 4회 아시아치과마취과학회 학술대회가 있어서 일본에 가게 되었는데 시기를 맞추어 우리와 자매교인 오우대학에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기로 하였다. 필자를 초청한 Yamazaki교수와 의논하던 중에 니가타공항으로 와서 같이 캠핑카를 타고 학회 장소로 가자고 하여 개인적인 생각에 언제 또 일본을 자동차 여행할 기회가 있을까 생각되기도 하고, 그들과 좀 더 가까이 지낼 수 있는 방법이 되겠다 싶어서 단박에 그러자고 했다. 오우대학과 가까운 센다이 공항은 지난번 大地震으로 인한 피해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서 니가타 공항으로 갔는데 여기서 고베까지는 600km가 넘었다. 니가타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아침 7시에 출발하여 고베에 거의 오후 2시가 다 돼서 도착하였다.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국도를 따라가며 일본의 시골풍경을 즐기려던 예상은 일찍이 어긋나서 고속도로만을 달리는데 차멀미로 거의 다 도착하여 기어코 토하고 말았다. 장난이 아니었다. 고베에서 짧은 거리의 버스를 탈일이 있었는데 멀미가 날 정도였다. 이제는 더 먼 길을 가야하는데 돌아갈 일이 걱정이었다.
오우대학으로 돌아가는 날 Yamazaki교수의 심포지엄이 마지막 순서로 저녁 늦게 끝나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비아꼬 호수에서 1박하고, 다음 날 800km 정도를 10시간정도 달려서 돌아왔다. 아예 멀미약을 먹고 출발했더니 참을 만 했다.
재미난 이야기가 많지만 여기서 줄이고, Yamazaki 교수의 심포지엄 주제가 학회가 특별기획한 震災 관련 심포지엄으로 “재해의료와 치과” 중 “東日本 大震災와 當科(치과마취과) 주변의 동향”에 대한 것 이었다.
재해 상황을 보고하듯이 발표가 긴박감을 갖고 시작되었다.
“2011년 3월 11일 14시 46분 동북연안에 최대진도 9.0의 동일본 大震災가 발생되어…” 로 시작하여 原發의 폭발로 인하여 3重 재해를 받았다고 하였다. 이후 상황을 시간별로 설명하었다.
예를 들어 대지진 발생 당일 3월 11일 오전 9시 장애환자의 치과치료 후 1일 입원 중이었으며, 오후 1시 45분 Midazolam을 정맥주사하여 deep sedation하에 치주치료 하고 있었으며, 다른 방에서는 오후 2시 5분부터 역시 deep sedation 하에 구강외과 수술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편 의국에서는 5학년 학생들이 임상실습을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14시 46분 지진이 시작되면서 콘크리트 벽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옥상의 물탱크가 터져 무릎까지 물이 차기 시작했으며, 가스관 등을 포함한 여러 관들이 터지면서 냄새가 새어 나오기 시작하였고, 지진을 감지한 후 환자 감시용 모니터가 부서지고 deep sedation 환자 두 명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신해야했다고 한다.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보고하였다. 병원의 주차장에 균혈이 가기 시작했고, 병원 앞에 철길이 있는데 철길이 파손되면서 기차가 탈선되었었다고 하였다. 환자는 다행히 정신을 회복하여 피해가 없었던 신축 강의실로 옮겨 치료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입원실도 심하게 파괴되어 있어서 강의실이 입원실이 된 것이다. 바로 이 강의실에서 특강을 하였다. 완전히 전쟁터와 같았다고 보고하였다 .
<다음호에 계속>
김여갑
경희대 치전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