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0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임철중 칼럼] 중·고교생 콘서트

임철중 칼럼
<전 치협 대의원총회 의장>


 중·고교생 콘서트


아트홀 1552석과 앙상블 홀 655석을 갖춘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은, 중부권 제일의 문화예술 공간으로서 연 450회 정도의 공연을 소화한다. 대관신청이 계속 밀려 콘서트홀 신설을 검토 중이다.  앞으로 뮤지컬·오페라 전용극장도 갖추어 세종시와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아우르는 센터 역할을 할 거대한 문화콤플렉스로 자리 잡을 것을 꿈꾼다. 고전예술은 모든 문화예술의 원천이다. 세계를 매혹시킨 한류 드라마와 K-pop도 클래식에 대한 우리 부모들의 오랜 열정과 투자가 낳은 결과물인 것이다. 전당 개관 바로 다음해에 후원회 회장을 맡으면서(2004년), 우리의 미래인 2세들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 중·고생을 대상으로 여름방학에 감상한 오페라 발레 콘서트 연극 등의 공연감상문 공모전을 시작하여, 60명 정도 수상자가 나왔다. 이들이 자라서 “클래식공연은 부르조아를 위한 것”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이 저지른 업보를 씻어내 주리라고 믿는다.


제8회 공모전 시상식 때(11.10.13) 인사말로 긴 설명을 대신한다.


오늘 상을 받으시는 학생여러분, 지도해주신 선생님들 축하합니다. 21세기를 가리켜 문화예술의 시대라고 합니다. 지능지수보다 감성지수(EQ)가 높은 사람이 리더가 되는 그런 시대라는 뜻입니다. 여러분, 엄마 아빠가 TV 많이들 보시죠?


청소년 대다수가 인터넷이나 게임을 즐기듯 부모님들은 드라마에 푹 빠져서 일희일비하고, 때로는 입에 담기 거북한 말이 튀어나올 만큼 흥분하십니다.  드라마를 보지 않으면 일상의 대화에 끼지도 못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드라마가 끝나고 한 달만 지나면 줄거리는 고사하고 주인공 이름까지 깡그리 잊어버립니다. 머리가 나빠서일까요? 아닙니다. TV의 그림은 눈에까지만, 대사는 귀에까지만 도달하고, 정보의 극히 일부분만이 대뇌를 살짝 스치고는 빠져나가버리기 때문입니다. 


책은 어떻습니까? 독서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으면 다음 장으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뇌에서 한 번 생각을 해야 하니까 흔적을 남깁니다. 다음으로 글쓰기를 봅시다. 글을 쓰려면 머리를 쥐어짜가며 여러 가지 생각을 분해하고 조립하고 통합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될 뿐만 아니라, 앞뒤 문장의 논리가 맞지 않으면 다시 수없는 수정과정을 밟습니다. 대뇌피질이 풀가동하는 하나의 창조과정입니다. 그래서 모니터로 보는 것은 검색이라 하고, 책을 읽는 것은 사색이며, 글 쓰는 것은 창작이라고 합니다. TV를 보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세 가지 일중에 두뇌활동량이 가장 많은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안철수와 시골의사 박경철씨, 차세대 리더로 자타가 인정하는 이 두 사람은 소문난 메모광인 동시에 칼럼니스트입니다. 여러분도 이들처럼 차세대 리더의 재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글쓰기를 통하여 상을 받으셨으니 이미 작가가 아닙니까? 다만 아직 프로가 아닐 뿐이지요.


대통령과 국회의원만 지도자는 아닙니다. 여러분 글을 읽거나 얘기를 듣고 나서, 많은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고 행동이 바뀐다면, 여러분은 이미 지도자인 것입니다.


오늘 이후로 공연 감상과 글쓰기를 더욱 몸에 익히셔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드는 인물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중에서 많은 학자 작가와 예술인이 배출되고, 제2의 안철수와 박경철 또는 제3의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가 나오기를 빕니다. 다시 한 번 축하를 드리며 인사말씀을 마칩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PDF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