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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의무기록의 불편한 진실을 넘어서 (중)

전자의무기록의 불편한 진실을 넘어서 (중)


경고: 제대로 된 자료백업 시스템이 없다?


<2006호에 이어 계속>


우연한 기회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는 치과용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의 백업 기능을 살펴 본 적이 있다. 몇 가지 경우의 수를 설정한 후에 백업을 시도해 보았다. 겉보기에는 백업이 잘 되고 있는 듯 했으나, 자료 복구가 정확하게 되지 않거나 아예 복구가 되지 않았다. 심각한 결함이다. 문제를 해결하자면 시스템 제조사의 엔지니어가 탐방해 해결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이러한 결함이 발견된 지 수년이 지났으나 지금까지 결함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문제 해결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누군가 더 나은 엔지니어가 참여하지 않고는 문제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사용하기 쉽고 완벽한’ 백업 시스템을 위한 공학기술은 단순해 보이지만 높은 수준의 기술이다. 데이터베이스 시스템과 맞물려서 돌아가는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의 백업은 단순히 워드 문서의 자료를 백업하는 수준의 백업 기술이 아니다.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 트랜잭션이 발생하는 가운데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 담기는 자료를 백업해야 하는 작업이다. 이런 시스템을 ‘완벽하게 사용하기 쉽게’ 만들자면 공학적 기술의 난이도는 더욱 더 높아진다.


완벽한 백업 시스템이란 어떤 것일까? 자료를 훼손·변조할 우려가 있는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있을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에 대응해 원시 자료를 백업과 복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야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예상치 못한 실수로 하드디스크를 포맷하거나, 새로운 컴퓨터로 자료를 이전 중에 전기가 끊기거나 하는 일이 발생하면 컴퓨터 상의 자료를 잃게 된다. 또한 컴퓨터 바이러스에 의한 자료 훼손·변조 가능성까지 언급하면, 가능성은 더욱 크다. ‘완벽하다’라고 주장하자면, 있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응해 백업하고 복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야 한다.


백업시스템이 완벽하자면 이중, 삼중의 백업 장치를 가동해야 한다. 로컬 디스크, 이동용 디스크, 그리고 제3의 장소에 원격백업 시스템을 통틀어 삼중의 장치라고 한다. ‘로컬’이라 함은 시스템에 부착된 디스크에 백업이고 ‘이동용’은 항상 쉽게 탈, 부착이 가능한 백업이고, 원격 백업은 물리적으로 제3의 장소에 있는 백업시스템이다. 이들 삼중의 장치에 있는 백업시스템 간에는 자료의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모든 백업 시도에 대한 일지도 일목요연하게 나타나서 관리가 가능해야 한다.


‘사용하기 쉬운’시스템이란 사용자가 별다른 수고 없이 백업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 몇 번의 클릭으로 시스템은 자동적으로 백업을 하며, 필요할 경우 원하는 내용의 자료를 임의로 복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불이 나면 자동적으로 그 사실을 탐지해 불자동차가 현장에 도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사용자 편의가 높은 시스템이다. 백업 시스템도 그렇게 작동돼야 한다.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 난해하지 않고 쉽게 이해가능하며 일단 설치하면 안전하게 백업 효과와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다음에 계속>


김명기
서울대치의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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