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아아끼기운동(10)
자연치아아끼기운동(상임대표 서영수)이 국민의 구강건강 지키기에 앞장서는 바른 치과의사상을 고취시키자는 취지로 본지에 칼럼연재를 시작한다. 월 1회 게재되는 칼럼에서는 자연치아아끼기운동이 말하는 의료인의 근본 자세에서부터 치과계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과 대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치아 외투가 벗겨지다
춘3월이 되었지만 윤3월을 남겨 두고 있어서인지 꽃샘추위가 왔다 갔다 한다. 봄이거니 하고 외투를 벗었다가 감기 드신 분도 더러 보인다. 날씨 변동이 있고 일교차가 큰 요즘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늘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것이 상책이다. 몸은 바람이 차게 느껴지거나 추운 듯 하면 옷을 입을 수 있어 다행이다.
나의 치아는 어떠한가? 나의 치아가 찬물에 시리다면 무슨 옷을 입혀 줄 수 있을까? 찬물의 온도가 어떻게 치아 안으로 전달되어 이가 시릴까? 최소한 어느 부분에서는 치아의 외투가 벗겨졌지 않았나 싶다.
개원 치과의사분들이 환자를 의뢰하기 위해 연락을 해 온다. 환자가 근관치료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힘을 주면 치아가 아파서 씹을 수가 없다고 하는 불편을 들으면 왠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무엇부터 어떻게 도와 드려야 할까 싶다. 그러나 더러는 치과의사 자신의 치아를 근관치료해 달라고 부탁을 해 오기도 한다. 중이 제 머리 못 깍는다는 말이 있듯이 치과의사도 자기 치아를 치료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거울을 보아가며 자기 치아를 치료했다는 치과의사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말이다.
근관치료를 받으러 오신 치과의사의 치아를 근관하려 들면 더욱 신경이 쓰인다. 치료가 잘 되어서 치아를 건강하게 오래 사용할 수 있어야 할 텐데. 방사선사진의 자세한 관찰, 근관장의 수차례 확인, 근관의 확대 및 성형을 위한 여러 가지 기구의 사용, 충전을 위한 단계별 과정들을 하고 있는데 치료를 받으러 오신 개원의 선생님이 “신경치료 받고 나면 치아를 어짜피 오래 사용하지 못할 텐데 뭘 그리 열심히 하십니까?” 하신다. 치아가 상해서 근관치료를 받게 되면 근관치료 받은 치아는 얼마 못 쓴다고 생각하시는가 보다. 자신의 치아에도 그러한 생각을 적용하시는 걸 보니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근관치료 자체만으로 치아 수명이 짧아지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이렇게 치료하고 나면 평생을 쓰셔야지요.” 하고 말씀드리며 정성을 기울인다.
성경에 보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라는 귀절이 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소위 선생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만큼 선생 노릇하기 어렵다는 말도 된다. 우리 치과의사의 경우는 어떠한가? 치과의사가 환자들에게는 구강관리를 잘 하고 조기 치료를 강조하며 반드시 때를 놓치지 말고 치료를 받으라고 권고한다. 그러나 더러는 다른 사람의 치아는 열심히 치료해 주면서도 자신의 치아에 대해서는 치료받기를 게을리 하여 때를 놓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필자도 그런 사람들 중 한 사람이다. 치아가 찬물에 시릴 때 방사선 사진을 찍어 보고 조기에 충치치료를 받았으면 좋았을 것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치수염이 와서 근관치료를 받았다. 더 미루다가 발치했다는 치과의사의 이야기도 들린다.
치아가 찬물에 시릴 때 치아 외투가 어디에선가 벗겨졌는가 보다 하고 벗겨진 자리를 찾아 조기에 치료를 받는다면 치과의사가 환자에게 말하는 것을 치과의사 자신이 지키는 바람직한 행실이 될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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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교
경북대 치전원 치과보존학교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