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rum
김 소 정
부산대 치전원 4학년
선배님과 나누고 싶은 4학년의 고민
이제 원내생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어느 덧 병원시스템에 적응했고, 드디어 2달 후면 찬란했던 원내생 생활도 끝나게 된다. 따라서 일하기도 싫고 나태해 지기 쉬운 요즈음, 주말 의료봉사를 가서 만난 OB 선배님의 한마디가 허를 찌르고 잠자고 있던 나의 뇌를 각성시켰다. 요점은 지금이야 말로 졸업 후의 진로를 충분히 고민해야하고,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하는 시점이라고 하셨다. pk practice를 하는 동안 얻은 선배님들의 가르침과 조언을 바탕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해보고, 나아가 조심스레 선배님들께 도움도 청해보고자 한다.
먼저 자기 스스로가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졸업반인 우리들에게 진로에 대해 고민은 당연한 과제이지만, 솔직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자주 만나는 선배들이 수련의라 그런지 ‘수련 받으면 좋대더라’ 라는 막연한 말 뿐, 상대적으로 바로 local로 나가신 선배님들께 듣는 조언은 적다. 수련은 꼭 필요한 것인지, 수련 받을 과 선택의 기준(적성, 앞으로의 전망, 발전가능성 등), 그 외의 수련방법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수련의/인정의/AGD 등), 반면 local 페이 닥터의 장점과 단점 등 알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다. 또한 치의학전문대학원제도 도입과 더불어 대두된 ‘의과학자’에 대한 것도 학부에서 기초과학을 전공한 우리에게 충분히 고민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 제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전무하다. 이러한 길이 있다는 것도 입시학원에 붙여져 있던 홍보 포스터와 얼마 전 학교에서 한 설문지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이 전부이다.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자리인지라 그 누구보다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하지만 부끄럽게도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현재 진로에 대한 고민은 동기들끼리 서로의 계획을 들어주며 청사진을 그려보는 것이 전부이지만, 이것만으로 진로선택을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야 말로 선배님들의 조언이 너무나 간절하다. 그렇다면 일단 선배님들과 대면할 수 있는 방법부터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다. 학교에서 가능한 가장 적극적인 방법으로 ‘특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4-2학기 때 부랴부랴 하는 특강 말고, 좀 더 여유있게 4-1학기 때도 몇 번 다양한 분야에 계시는 선배님들의 조언을 듣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강당에서 진행되는 특강이 너무 딱딱하다면, 소그룹으로 모여서 이야기 하는 기회도 또 다른 방법이겠다. 아마도 이것은 동아리 활동에서 어느 정도 충족되고 있다. 내가 속한 봉사동아리도 주말 의료봉사가 끝나면 그날 함께 했던 OB 선배님들이 후배들에게 밥이나 음료를 사주시며 그날 진료에 대한 피드백과 함께 자연스레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눠주신다. 이와 같은 기회는 알고 보면 충분히 학교 내에서도 제공되고 있다. 2학년 때 과목별로 임상 전단계 실습을 하는데, 그때 지도해 주시러 오시는 외래교수님들도 오직 평가만 하고 가시는 것이 아니다. 틈틈이 애정을 갖고 진로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해 주시기도 한다.
진로 고민과 함께 우리는 적극적으로 임상 술기 습득과 함께 관련된 지식 습득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단적으로 pk practice를 예로 들 수있다. 보존과 프랙티스는 크게 수복·신경치료 이며, 치주과는 스케일링·잇몸치료 위주, 소아치과는 수복·신경치료· SS crown 제작·가철성 교정장치 제작이 대표적이다. 프랙티스를 하는 동안 각 과 마다 외래교수님이 직접 오셔서 평가를 해주신다. 많은 OB 선배님들을 뵐 수 있는 기회가 되며, 임상술기 노하우를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를 대하는 태도 하나하나를 가르쳐 주시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몇 가지 기억에 남는 프랙티스를 되집어 보면 이렇다.
환자에게 처음으로 신경치료를 하는 역사적인 날!! 외래교수님께서 직접 apical stop에 binding된 파일 끝을 손끝에 쥐어주시며 ‘tug back’ 느낌은 이런 것이라며 직접 느껴볼 수 있게 해주셨을 때의 고마움과 감동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치주과 프랙티스도 임상지도교수님께서 A-charting/Cu를 봐주시며 자세 및 파지법, 레스트 주는 법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주신다. 어떤 교수님은 술식이 종료되면 평가에만 그치지 않고 그 날 프랙티스한 학생들 모두를 모이게 해 술식에 대한 피드백을 주신다. 선배님들께서 툭 던지시는 말 한마디가 단지 꾸중이 아닌 후배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 가르침인 것을 왜 그 순간에는 알아채지 못했는지 지나고 나서야 알게된다. 또한, 평가 후에는 술기와 관련된 저널도 찾아보고 교과서도 틈틈이 읽어보라는 과제도 직접 던져주시기도 한다(어디까지나 ‘능동적 학습법’을 강조하시며). ‘밖에 나가면 완전 전쟁이야!’라며, 그제서야 시작하려고 하면 이미 때는 늦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선배님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남은 프랙티스도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동시에 이론적 베이스도 탄탄히 쌓아가며 얼마 남지 않은 4학년을 보낼 과제만 남아있다. 더불어 미래진로에 대한 진중한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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