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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자극 언어 자제·의료진 안전 우선 확보”

“환자 자극 언어 자제·의료진 안전 우선 확보”


예민성 컴플레인형 등 분쟁환자 3가지 유형
이상환자로 느껴지면 모든 진료과정 중단
대화기록 정확히 남기고 법적 절차 밟아야


심리학 전문가 최용현 원장이 제시하는 블랙컨슈머 대처법은?

 

미혼의 훈남 치과의사 A씨. A씨는 최근 두달새 병원을 수시로 찾아오고 있는 여성환자 B씨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간단한 레진치료를 받은 B씨가 치아 시림증상을 이유로 수시로 병원을 찾는 것인데, 적절한 조치를 취했고 검진 시 이상도 발견되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B씨에게 ‘만나자’는 쪽지가 담긴 작은 선물상자를 받았다. 일언지하에 거절했지만 B씨는 이제 대놓고 “원장님을 만나고 싶다”며 병원을 찾아오고 있다.

  

이상심리 환자에서부터 보상금을 목적으로 병원을 찾는 블랙컨슈머 환자까지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병원경영에 애를 먹는 개원의들을 더 괴롭게 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와 관련 오는 23일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본격 심리치료 세미나’를 열 예정인 심리학 전문가 최용현 원장(STM치과의원)이 강의에 앞서 치과외래에서 만날 수 있는 문제환자들의 유형과 대처법을 공개했다.


최 원장에 의하면 분쟁환자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반인보다 예민성이 큰 ‘컴플레인 환자’와 정상인의 사고범위를 넘어선 ‘이상심리 환자’, 의도적인 목적을 갖고 병원을 찾는 ‘블랙컨슈머 환자’ 등으로 구분한다.


컴플레인 환자는 일반인보다 병원위생이나 진료 프로토콜에 좀 민감한 정도로 이는 의료진의 적절한 대처로 해결 가능하다. 기구의 소독과정을 보여주거나 환자가 보는 앞에서 일회용 기구의 포장을 벗겨 안심을 시켜주고 진료를 각 단계별로 나눠 시술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설명해 주면 환자는 안정을 느낀다. 


문제는 이상심리 환자부터인데 건강염려증 환자나 신체화증 환자가 대표적 이상심리 환자다. 이 중 건강염려증 환자는 신체에 특별히 이상이 없는데도 불안감에 병원을 자주 찾고 이곳저곳 병원쇼핑을 하는 환자로 이는 수고스러워도 의료진의 따뜻한 상담이 필요하다.


그러나 진단상 문제가 없는데도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신체화증 환자에게는 최소한의 진료만 행하고 곧바로 상급병원에 리퍼하기 보다는 일정시간 경과를 지켜보는 시간을 가져 환자에게 ‘의료진이 충분히 노력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는 우회적으로 정신과적 상담을 권유하는 것이 좋다.


가장 큰 문제는 말 그대로 마음속을 알 수 없는 블랙컨슈머 환자. 블랙컨슈머도 부작용을 이유로 보상금을 받아내려는 의도성 블랙컨슈머와 정신적인 문제로 이상행동을 하는 비의도성 블랙컨슈머로 세분화 된다. 


이와 관련 최용현 원장은 “의도성 블랙컨슈머는 병원이 갖고 있는 법적인 안전망이나 정확한 의료법체계의 전달, 경찰 입회 하 상담 등을 진행할 경우 약한 모습을 보이며 협박적인 태도를 바로 접는다”며 “문제는 비의도성 블랙컨슈머 환자들인데, 이들은 법 위에 감정이 있는 경우가 많다. 대화과정에서 부정적 표현을 피하고 환자의견에 최대한 동조하되 결론은 철저하게 법적인 절차를 밟으라”고 조언했다.


최 원장은 “모든 환자와의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진의 안전”이라며 “이상 환자라 느껴지는 즉시 모든 진료과정을 중단하고 환자와의 신체적 접촉을 피하기 위한 ‘안전거리’를 유지한 상태로 대화에 들어가야 한다. 대화기록을 정확히 남기고 환자를 자극하는 언어를 최대한 자제하라”고 강조했다. 


█ 환자유형별 특징 및 대처법

 

예민성

컴플레인형

특징: 병원위생환경에 대한 결벽증 및 진료절차에 대한 의심이 많음

대처법: 기구 소독과정 공개 및 자세한 진료 프로토콜 지속 설명

이상

심리형

특징: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한 지나친 걱정 및 원인 없는 통증 호소, 의료진을 신뢰하지 않음

대처법: 최소한의 진료 후 경과시간 거쳐 상급병원으로 리퍼. 우회적으로 정신과 치료 권유

블랙

컨슈머형

특징: 진료비 거부 또는 부작용 등을 이유로 보상금 요구

대처법: 계속적인 대화보다 즉각적인 법적절차 필요, 대화과정에서 경찰 입회 요구

비의도적

블랙컨슈머

특징: 자신의 감정만을 내세우며 심할 경우 폭력을 행사. 히 경우 금전적인 보상은 개의치 않음

대처법: 부정적 표현 피하고 환자 의견에 우선 동조. 이 경우 의외로 법적 절차 전에 환자 안정화 가능

  

전수환 기자 parisien@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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