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도 불황에 흔들
서울대병원 등 비상경영체제 돌입
계속되는 장기 불황 속에서 이른바 ‘빅5’라고 불리는 대형 병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적자 운영의 폭이 점차 확대되면서 일부 병원에서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등 국면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 병원은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환자감소 추세와 저수가 체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정책 등으로 인해 의료계를 둘러싼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공개된 ‘빅5’ 병원의 경영 현황을 살펴보면 가톨릭중앙의료원 116억원, 연세의료원 66억원, 서울대병원 287억, 삼성서울병원 11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서울아산병원만이 70억 원 이익으로 체면치레를 했을 뿐 나머지 4곳은 적자를 면치 못한 것이다.
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고경화)이 발간한 ‘2011병원경영분석’에 따르면 의료수익은 소폭으로 증가했지만 전년 대비 이익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각종 지표에서 병원들의 경영 악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병원(병원장 오병희)은 교수직, 전공의, 간호직, 약무직, 보건직, 사무기술직, 운영기능직 등 직종 대표와 교직원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비상경영실천 결의대회를 지난 21일 개최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해 480여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데 이어 올해 6월말 까지 300억 원의 의료이익 손실이 발생해 현재 추세라면 올 연말에는 약 6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각 부서별 예산절감방안 마련 및 병상이용률 제고 등을 통한 수익증대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비효율적인 요소의 근절을 통해 비용절감 및 수익증대를 기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병원문화를 구축하며, 미래에 대비한 병원사업에 적극적인 협조와 동참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이달 31일부터 토요진료를 전면 실시하는 등 현재 대형병원들의 위기의식과 대처 수위가 1997년 ‘IMF 외환위기’당시 수준에 근접했다는 지적이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