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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Essay 제1867번째] 절약

Relay Essay
제1867번째

 

절약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시절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적이 있다.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께서는 하교후의 나를 돌봐주시기가 어려워 할머니 댁으로 들어갔고 초등학교 졸업때까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아마 지금 나에게 생긴 습관과 가치관은 할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내가 기억하는 할머니는 항상 절약하시는 종이 한 장도 허투루 쓰지 않는 분이셨다. 가령 시장에서 장을 보신 후 식재료를 담아온 검은 비닐봉투는 작은 삼각형으로 접어 항상 씽크대 서랍에 넣어 재사용 하셨고, 달이 지난 큰 달력은 뜯어 공책크기만큼 잘라 한쪽 바늘로 꿰매 낱장으로 흩어지지 않게 한 뒤 나의 연습장을 만들어 주시곤 하셨다. 식사 준비를 하실 때에도 쌀을 담다 행여 쌀이 바닥에 떨어지면 한톨도 남기지 않고 주워 밥을 지으셨다. 모든게 부족한 시절에 여덟남매를 키우신 할머니의 오십년간의 습관일 것이다.


할머니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익혀왔던 생활의 절약방법이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이상한 모습으로 다가갈 때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신기하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애늙은이 같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이 나를 신기하게 보는 것도 애늙은이 라고 생각하는 것도 이상했다. 오히려 이 정도의 절약과 재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에 놀랐다. 심지어 방청소를 할 때에 걸레를 사용하지 않고 일회용 물티슈를 사용한다는 이야기에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생각해 보면 이렇게 자원이 넘치는 세상에 귀찮다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요즘같이 일회용 쓰레기가 넘치고 그로 인해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황에 재활용과 재사용은 꼭 필요한 습관인것 같다. 예전 공익광고에 나왔던 장바구니 이용과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운동같은 것들을 열심히 실천에 옮겨야 할 것 같다. 거기에 더 보태 오래 쓰는 습관도 더 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러한 실천은 한때 유행으로 끝나는것이 아닌 평생 몸에 익혀야 할 것이다. 한 명이 실천한다고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나 하나 실천함으로써 환경이 더 나아 진다고 생각하며 자긍심을 갖고 실천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요즘도 할머니와 텔레비전을 보다 유행이 지났다고 해서 멀쩡한 장농 혹은 냉장고 같은 물건을 버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넘쳐나는 쓰레기를 매립할 곳이 없어 사람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며 한심하고 한편으로 걱정도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앞으로 더 한 상황이 올거라는 걱정이 든다.


모든게 부족했던 시대와 너무도 풍족한 시대를 사시는 할머니는 가끔 낭비에 대한 이해도 못하시지만 바꾸려 노력하지 않고 바뀌기만 바라는 사람들보다 더 열정으로 아직도 재활용과 재사용에 열심이시다.


이영주
프라임치과의원 치과위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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