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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환자가 기대하는 치과의사 모습

환자가 기대하는 치과의사 모습


본격적으로 원내생 생활을 시작한지도 한달이 되어간다. 지난 2년 동안 익숙했던 강의실을 떠나서 이제는 병원 안에서 직접 환자들을 마주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나는 환자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처음 병원에 찾아오는지, 그리고 치료를 받고 나가는 환자가 어떤 생각을 하며 병원문을 나서는지 자주 관찰하는 편이다. 또 이를 통해 내가 치과의사로 일할 때 어떤 자세를 가져야하는지, 또 어떤 고민에 처하게 될지 많이 생각해보려 노력한다.


우리 병원은 턱관절 질환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많은 편이다. 구강내과에서 진료받는 환자들만을 보더라도, 이제 치과의 진료영역이 치성기원을 넘어선 심인성의 질환 등으로 크게 확장되었고, 그것을 이미 많은 환자들이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생활에서 받는 상처와 스트레스로 인해 턱관절 질환이 생긴 환자들이 구강내과 진료실에서 울면서 교수님과 상담하는 환자들도 흔하게 볼 수 있다. 


한번은 Local 병원에서 양악 수술을 받은 뒤, 컴플레인 하는 자신을 냉대하는 의사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턱관절 질환이 생긴 환자를 안내하게 되었다. 그 환자는 다시 치과 치료를 받아야하는 상황이었지만 자신의 이전 치과의사에게서 받은 트라우마 때문에 다시는 치과치료 받기가 두렵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같은 여자로서 그 환자가 받은 상처에 마음이 아프긴 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수많은 환자들의 컴플레인을 접하게 되는 의사의 심정도 참으로 착잡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환자를 보면서 환자가 의사에게 기대하는 것에 있어서 가장 우선인 것은 어쩌면 완벽한 치료가 아니라, 자기 입장을 이해해주며 따뜻하게 대해주는 태도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에게는 아픈 환자를 만나는 것이 매일 행해지는 일상이지만, 환자에게는 1년에 몇 번 일어날까 말까하는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기본적으로 병원에 오는 환자들은 아파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병원에 오는 환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평소보다 예민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의사의 환자응대 태도가 치료결과에도 매우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환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의사가 자기의 병을 고쳐주는 신의 능력을 대리함과 동시에, 자신의 고통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인간적인 두 가지 모습을 다 갖추기를 원한다는 것이 내가 최근 원내생 생활을 하며 깨달은 점이다. 나도 인간이기 때문에 매일매일 환자를 마주하게 되면 자칫 반복되는 일상의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울 것이다. 의사도 사람임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아파서 의사를 찾아오는 환자에게는 이 상식이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을 항상 염두해야 할 것이다. 한 환자, 환자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치료하고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의사의 모습이 되겠다는 다짐을 해보며 이 글을 마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애나
경희대 치전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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